저 붉은 태양처럼 뜨거운 2023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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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저 붉은 태양처럼 뜨거운 2023년을

2023년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월 1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해변에 많은 사람이 첫 해돋이를 보려고 모여들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3년 만에 마스크를 벗고 해돋이를 볼 수 있었던 만큼 해맞이객들의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가 크게 내려갔지만, 새해 처음 떠오르는 해를 향해 소망을 기도하는 이들의 뜨거움을 식히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가족과 커플들, 일출을 찍으려는 사진가들, 컵라면을 먹으며 웃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느꼈습니다. 여명이 밝아오자, 인근 숙박시설 투숙객들도 발코니에 나와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오전 7시 42분쯤 계묘년 첫해가 마침내 수뭇개바위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처럼 맑고 또렷한 일출이었습니다. 해맞이객들은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솟는 태양 앞에 두 손을 모았습니다. 촬영을 끝내고 하얗게 흩어지는 해를 보며 저도 소원 하나를 빌었습니다. 붉은 태양처럼 희망찬 새해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사진·글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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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