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미 투 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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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달로 보내줘요. 유명한 재즈곡이다. 심지어 OTT 1위로 K드라마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오징어게임>에도 등장한다. 이미 반세기 전 정복했다고 생각한 달에 대한 탐사가 21세기 들어와 재개척과 경쟁의 대상이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본격화됐고, 중국은 창어5호가 달 뒷면 탐사에 성공한 후 2024년까지 창어6호를 계획하며 우주굴기를 추진 중이다.

지난 11월 16일 미 항공우주국의 무인 달 탐사 로켓 ‘아르테미스 1호’가 발사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지난 11월 16일 미 항공우주국의 무인 달 탐사 로켓 ‘아르테미스 1호’가 발사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유럽우주국(ESA)은 달 궤도 정거장을 국제협력 프로그램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일부 실패를 겪었지만, 일본의 달 탐사도 한창 불이 붙었다. 최근 하쿠토-R 미션1 착륙선이 로켓 문제로 무기한 연기됐고, 초소형 탐사선 오모테나시는 달까지 날아가고도 통신 문제로 착륙을 포기했다. 러시아와 인도도 각 국가 간 연합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1세기에 왜 다시 달인가? 20세기 미소 대결의 냉전에서 유인 우주선과 달 착륙은 최종 종착점이었다. 신냉전 시대인 현재의 각축전에서 달은 유리한 출발점을 선점하려는 국가 간 몸싸움이다. 1954년 발표된 재즈곡에 그 내용이 다 예언(?)돼 있다. 제목으로 시작하는 첫 가사, “나를 달로 보내줘요.” 다음은 이렇다. “저 별들 사이를 여행하게 해 줘요.”, “목성과 화성의 봄을 나에게 보여줘요.”

그렇다. 달은 끝이 아니라 거기서 먼 우주로 더 나아가 보자는 첫 발자국일 뿐이다. 이제는 좁아터지게 느껴지는 지구를 버려두고, 우주 자원을 개발해 다시 인류 풍요의 시대를 열어보겠다는 야심일 것이다. 이 경쟁의 대열 속에 우리도 끼어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미 지난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의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컨9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된 다누리가 달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우주인터넷으로 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성공적으로 재생해 전송했다. 카타르월드컵 우승국이 나오기 전인 12월 16일이면 달 주변 궤도에, 17일에는 달 궤도에 진입해 올해의 마지막 날 달 상공 100㎞에 안착한다. 우주 개발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 나라와 국민의 수준이 우주적 시각을 갖는다는 의미도 지닌다. 그래서 다누리에 감정이입을 해본다.

‘멀어진 지구를 어렴풋이 바라본다. 카타르에서 겨울 월드컵이 열려 직경 22㎝를 조금 넘는 동그란 공의 궤적에 군중이 탄식하고 환호하며 난리가 난다. 중국을 바라보니 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 젊은이들이 빈 A4 용지를 들고 서서 뭔가 말하고 싶어한다. 분노는 느껴지는데 내용에 대한 정보는 없다. 익숙한 수학 공식, 프리드만 방정식이 쓰여 있는 종이도 있다. 이미 100년 전 유도된 이 방정식은 우주가 어떻게 팽창하고 수축하는지를 계산하는 운동방정식이다. 우주를 날고 있는 나를 응원하는 것인가 했더니 아니었다. 단지 방정식에 붙은 소련 물리학자의 이름이 자유, 자유인, 석방하라는 뜻을 담은 프리, 프리 맨, 혹은 프리 더 맨과 비슷해서 프리드만 방정식이라고 썼다고 한다.’

다누리는 생각한다. 노래 ‘플라이 미 투 더 문’ 후반에 이런 가사가 있다. “내 손을 잡아줘요. 내게 키스해줘요. 내 마음을 노래로 채워줘요. 언제나 진실해줘요. 당신을 사랑해요.” 달을 물질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과 평화와 연대를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

<최영일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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