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병 이기려 ‘인간2.0’이 된 공학자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피터 스콧-모건 지음·김명주 옮김·김영사·2만2000원

[신간]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갑자기 찾아온 루게릭병으로 2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영국의 로봇공학자 피터. 세계 최초의 AI 사이보그 ‘피터2.0’이 되기를 택한다.

간병인의 도움 없이 영양을 섭취하고 배설하기 위해 위, 결장, 방광에 관을 삽입했다. 침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후두를 적출했다. 이후엔 합성 음성시스템과 AI 기반 3D 아바타를 사용해 타인과 소통했다. 16세에 썼던 작문 속의 ‘기계와 연결된 삶’을 실현한 셈이다.

2019년 후두 적출 수술 이후 책은 21년 뒤를 상상한다. 아쉽게도 인생을 건 그의 실험은 그의 상상보다 짧은 지난여름 막을 내렸다. 명문 사립학교 시절 성 소수자로서 학교라는 세상과 싸우기를 선택하던 순간부터, 인생의 벽을 넘는 모든 도전의 순간마다 보여준 그의 긍정 에너지가 남다르다.

▲우아한 또라이로 살겠습니다
민바람 지음·루아크·1만7500원

[신간]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상사와 독대할 때도, 30명 앞에서 강의할 때도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 머릿속에 4~5개의 라디오가 틀어져 있고, 상대의 말은 모스부호처럼 끊겼다. ‘뭔가 있는데….’ 물음표가 반복됐다. 서른 살이 되고서야 ADHD라는 확신을 가졌다. 실제 진단을 받기까지 8년이 걸렸다. 병명을 아는 것만으로도 빛이 보였다. 병증과 자신의 개성을 구별하게 됐으니까. ‘멀쩡해 보여 잔인한 병’ ADHD를 의심하고 진단받는 과정과 왜 빠른 진단이 어려운지, 평화로운 병 커밍아웃법 등 다양한 조언을 재치있게 담았다.

▲푸드 사피엔스
가이 크로스비 지음·오윤성 옮김·북트리거·1만8500원

[신간]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인류가 불을 활용하던 때부터 요리의 역사는 시작됐다. 1만2000년 전부터 농경 시대, 르네상스 시대, 원자론이 나온 19세기, ‘풍미’를 탐구한 20세기, ‘먹방’이 지배하는 21세기 등 시대별로 요리와 과학의 연결고리를 조망한다.

▲복지의 문법
김용익 외·한겨레출판·1만8000원

[신간]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한국은 왜 복지국가가 되지 못할까. 학계와 정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위치에서 사회·복지정책을 탐구한 필자는 양극화·저출생·고령화의 ‘3대 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구조적 문제와 해법을 모색한다.

▲건물주의 기쁨과 슬픔
김재호 지음·멀리깊이·1만6000원

[신간]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시대. 서른세 살의 개발자가 월 500만원의 임대료가 들어오는 원룸 건물을 샀다. 그런데 팔았다. 왜일까. 돈을 모은 이야기부터 건물주로 겪은 온갖 상황을 넘어 행복하게 돈 버는 법을 안내한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신간바로가기

이미지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