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라, 희망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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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피어라, 희망의 꽃

서울 세계불꽃축제가 돌아왔다. 지난 10월 8일 밤, 일본과 이탈리아에 이어 마지막으로 한국(한화)팀이 쏜 불꽃이 서울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다시 꿈과 희망의 불꽃을 쏘아 올린다는 의미를 담아 ‘위 호프 어게인(We Hope Again)’을 주제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5만명의 시민이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하늘이 잘 보이는 명당자리에 이른 시간부터 카메라와 삼각대를 설치하고 기다리던 사람들, 돗자리를 깔고 주먹밥을 나눠 먹으며 밤이 되기를 기다리는 부부, 불꽃축제의 기대를 안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아주머니들과 한쪽에서 책을 읽으며 기다리던 노신사까지 모두 저마다의 모습으로 밤을 기다렸다.

불꽃이 터질 때마다 사람들의 환호성은 멋진 배경음악이 되어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올해 불꽃축제는 기존 구간보다 넓게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에서 열렸다. 약 70분 동안 10만발의 폭죽이 아름다운 색이 되어 모두에게 흩어졌다. ‘다시 희망을 꿈꾼다’는 주제처럼 모든 불꽃이 희망이 되어 모두에게 날아들길 소망해본다.

<사진·글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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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역경루
오늘을 생각한다
용산의 역경루
공손찬은 중국 후한 말 북방민족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화북의 군벌이다. 오늘날 베이징 근처 유주를 근거지로 세력을 키웠던 공손찬은 백마의종이라는 막강한 기병대를 중심으로 황건적과 만리장성 넘어 이민족들을 토벌하며 군세를 넓혀갔다.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갖췄으나 성품이 포악했던 공손찬은 폭정을 일삼으며 민심을 크게 잃는다. 왕찬이 기록한 <한말영웅기(漢末英雄記)>에 의하면 공손찬은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이는가 하면 유능한 관료들을 쫓아내고 점쟁이를 측근에 등용하는 등 막장 행각을 벌였다. 하루는 백성들 사이에서 덕망 높았던 관리 유우를 저자에 세워놓고 ‘네가 천자가 될 인물이라면 비가 내릴 것이다’라고 말한 뒤 비가 내리지 않자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분개한 수만의 유주 백성들은 유우의 아들과 합세해 공손찬을 공격했고, 라이벌 원소와 이민족들까지 연합해 공격하니 공손찬은 고립무원에 처한다. 사방이 포위된 공손찬은 기주 역현에 거대한 요새를 짓고 농성에 들어가니 이 요새가 역경성이다. 자신의 남은 전력을 요새 건설에 쏟아부은 공손찬은 “300만석의 양곡을 다 먹고 나면 천하정세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향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