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로잡는 얼굴들 外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제명대로 사는’ 동물들의 표정

<사로잡는 얼굴들> 이사 레슈코 지음·김민주 옮김·가망서사·2만8000원

[신간]사로잡는 얼굴들 外

약 500억마리의 농장동물 중 천수를 누리는 건 극히 일부다. 대부분 아주 어린 나이에 도살된다. 나이 든 닭과 돼지, 소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인간의 몸이 진화를 거치며 다른 종의 특징을 공유하듯 뇌와 마음도 그렇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의 머릿속에만 감정과 지능이 생겨난 게 아니다. 보이는 형태가 다를 뿐 동물도 사랑과 슬픔, 고통과 분노를 느낀다. 자기를 돌봐준 사람을 반기고, 자식과 강제로 떨어지거나 친한 친구가 죽으면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 이야기가 쌓이듯, 동물도 그렇다.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생추어리 동물들의 초상’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구조된 동물의 초상을 담았다. 도축장으로 이송되는 도중 탈출하거나 동물학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나 동물보호단체에 구조된 동물들이다. 이들은 동물이 자기 본성대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조성한 보호시설인 ‘생추어리’에 들어와 노년을 맞았다. 우린 그들의 초상으로 공장식 축산이라는 ‘홀로코스트’의 생존자가 된 동물들의 늙은 얼굴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머리가 벗겨진 칠면조나 피부가 주름진 돼지, 인생을 달관한 듯한 눈빛이 담긴 소나 말의 눈망울을 볼 수 있다. 동물의 나이 든 얼굴을 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다. 같은 동물도 제각각인 모습에 그들 모두가 개별적인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농장동물 모두 생각하고 느낄 줄 아는 지각 있는 존재이고, 개별성과 고유성이 있다”면서 나이 듦을 허용하지 않는 ‘동물농장’의 세계를 독자들이 돌아보길 희망했다.

▲마지막 지평선
아메데오 발비 지음·김현주 옮김 북인어박스·1만8000원

[신간]사로잡는 얼굴들 外

이탈리아 천체물리학자인 저자가 우주에 관한 오랜 논란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흥미롭게 풀어낸다. 변화무쌍한 우주의 역사를 인식하게 된 계기부터 우주의 물질과 구조, 관측 가능한 우주의 경계, 급팽창, 시공간의 시작과 끝, 외계 생명체의 존재, 다중우주 문제까지 다룬다.

▲여우와 나
캐서린 레이븐 지음·노승영 옮김 북하우스·1만9800원

[신간]사로잡는 얼굴들 外

국립공원 관리인으로 깊은 협곡의 오두막에서 사는 무명의 생물학자에게 어느 날 여우가 찾아온다. 매일 같은 시각 찾아오는 여우와 저자는 종(種)을 초월한 우정을 나눈다. 적절한 비유와 시적인 묘사로, 야생을 경이로운 마음으로 마주하도록 이끈다.

▲테크노 차이나
이병한 지음·라이스메이커·1만5000원

[신간]사로잡는 얼굴들 外

역사학을 기반으로 문명의 변화를 전망해온 저자가 중국의 부상을 ‘테크노 차이나’라는 키워드로 정리한다. 중국의 미래를 정확히 보려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라는 낡은 프레임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이 꿈꾸는 과학기술의 미래와 미래 중국과 공생할 방법을 짚어준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신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