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포장테이프에 담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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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를 보낼 때는 포장테이프가 필요하다. 상자에 물건을 담고 나면 박스를 오므려 닫고, 포장테이프를 쭉 찢어 상자 위쪽에 붙이면 마무리. 우체국에는 흔히 황톳빛 포장테이프가 마련돼 있다. 택배를 실어나르는 우체국에 가면 늘 포장테이프를 찢는 ‘찌지직’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택배 포장테이프(사진)에 실종아동의 정보를 담았다. 지난 9월 1일부터는 결핵 예방 정책을 담은 포장테이프를 전국 100여개 우체국 창구에 비치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택배 포장테이프(사진)에 실종아동의 정보를 담았다. 지난 9월 1일부터는 결핵 예방 정책을 담은 포장테이프를 전국 100여개 우체국 창구에 비치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가끔은 별도의 문구가 담긴 포장테이프가 등장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9월 1일부터 결핵 예방 정책을 담은 포장테이프를 전국 100여개 우체국 창구에 비치했다. 포장테이프에는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검진 독려 메시지까지 담았다.

포장테이프에 메시지를 담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초 시작은 2020년 5월이었다. 당시 우체국은 장기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 ‘호프테이프(Hope Tape)’를 벌였다. 매해 5월 25일은 ‘세계 실종아동의 날’이다. 우체국은 택배상자에 부착하는 포장테이프에 실종아동의 정보를 담았다. 택배를 보내고 받는 사람이 실종아동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볼 수 있게 했다. 장기 실종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호프테이프 제작·배포 과정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게시했다.

호프테이프에는 장기 실종아동 28명의 실종 당시 모습, 경찰의 나이변환 몽타주 기술로 제작한 현재 추정 모습, 실종 장소, 신체 특징 등이 담겼다. 경찰청 ‘안전Dream(드림)앱’으로 바로 연결되는 QR코드를 넣어 실종아동 신고와 검색, 실종아동 예방을 위한 지문 사전 등록도 가능하도록 했다. 당시 호프테이프가 부착되는 택배 물량만 62만개였다.

지난 6월에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함께 ‘6·25 전사자의 유가족을 찾습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포장테이프를 전국 150개 우체국에 배포했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함께 도박관리센터 헬프라인 연락처(1336)와 QR코드(홍보 동영상 송출)를 담은 테이프를 제작했다. 당시 포장테이프는 전국 우체국에 무상으로 배포돼 택배 포장에 쓰였다.

우체국은 이밖에 공정선거를 비롯해 수산물 원산지 표시제도 안내, 과학의 달, 개인정보보호, 어린이날 100주년 등을 포장테이프에 담았다. 학교폭력, 아동학대, 노인실종, 스토킹 예방 등 사회적 약자 보호캠페인을 포장테이프에 넣은 적도 있다. 우체국 관계자는 “포장테이프는 눈으로 보면서 붙일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있다. 정보전달 효과가 매우 높아 많은 기관에서 협업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페인용 포장테이프는 비닐이 아닌 종이로 제작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등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현재까지 포장 종이테이프(1개당 50m) 10만1600개를 우체국에 비치했다. 우체국 관계자는 “한줄로 이을 경우 서울에서 부산(약 400㎞)까지 6번 이상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의 쓰레기를 줄였다”고 말했다.

<김원진 전국사회부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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