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다운 213주(Songbird)-절망을 극복하는 사랑이라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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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설정은 다소 과장됐지만 팬데믹을 관통하며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인 만큼 화면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몸소 경험한 관객들에겐 단순한 픽션 이상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그린나래미디어㈜

그린나래미디어㈜

제목 락다운 213주(Songbird) 

제작연도 2020

제작국 미국

상영시간 85분

장르 스릴러, 드라마

감독 아담 메이슨

출연 K.J 아파, 소피아 카슨, 데미 무어, 알렉산드라 다다리오, 리아 맥휴, 피터 스토메어

개봉 2022년 8월 31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가까운 미래, 인류는 코로나-23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초토화된다. 백신이나 어떠한 대책도 통하지 않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대규모 사망에 이르고, 기능을 상실한 정부는 최소한의 인력과 화기로 무자비한 무력통제를 감행한다. 생존자들 사이의 감염을 줄이기 위해 집 밖으로의 외출을 일절 허용하지 않은 채 철저히 통제하고, 감염자들은 일명 큐존(Q-Zone)이라 명명되는 대규모 격리시설로 옮겨져 고립 상태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 와중에도 선천적으로 면역력을 가지고 태어난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은 면역자임을 증명하는 팔찌를 차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 황폐한 거리를 자전거로 오가며 택배 배달을 하는 니코(K.J 아파 분) 역시 면역자 중 한명이다. 그는 어서 돈을 모아 한 번도 대면한 적 없는 연인 새라(소피아 카슨 분)와 함께 감염 걱정이 없는 곳으로 떠날 계획이다.

아파트에 감염자가 발생하고 새라 역시 감염의 위기에 처한다. 니코는 새라를 탈출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계획을 단행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출생의 아담 메이슨 감독은 사이먼 보예스와 공동으로 연출한 <브로큰>(2006)으로 장편 데뷔했다. 각본가로서도 왕성히 활동하며 뮤직비디오와 TV드라마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후 극장판 영화로는 <악마의 의자>(2006), <피그>(2010), <행맨>(2015) 같은 중형급 공포영화를 꾸준히 연출해왔다.

코로나19를 소재로 제작한 영화

치명적 전염병으로 인해 몰락해가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락다운 213주>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특이점은 이 작품이 실제 코로나19의 발생 이후 기획됐다는 사실이다. 홍보사는 ‘코로나19를 소재로 한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라고 당당하게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세를 떨치고 있을 즈음 원래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던 아담 메이슨 감독은 공동 각본가인 사이먼 보예스에게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고 흥미를 느꼈다. 두 사람은 바로 전염병과 봉쇄령(Lockdown)에 대한 다채로운 의견을 쏟아냈고, 하루 만에 10페이지 분량의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이들의 계획은 좀더 큰 규모의 영화로 확장됐고 결국 <아마겟돈>, <트랜스포머>로 유명한 할리우드 대표 흥행감독이자 프로듀서인 마이클 베이까지 제작자로 참여하게 됐다.

특히 코로나19로 봉쇄된 실제 LA 거리의 황량한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던 촬영 작업은 스태프들에게는 두려운 작업환경인 동시에 천운에 가까운 기회이기도 했다.

실제 바이러스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화 속 격리 설정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세트에서 촬영을 하고, 촬영이 끝나면 그 자리에 새로운 세트를 설치하는 식으로 동선을 최소화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적절한 규모와 영민한 기획

영화적 설정은 다소 과장됐지만 팬데믹을 관통하며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인 만큼 화면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몸소 경험한 관객들에겐 단순한 픽션 이상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외형상 재난영화의 틀 안에서 핵심이 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다소 상투적이고 나태한 선택으로 보이기도 한다. 감독은 혼란스럽고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궁극의 힘이란 결국 그것(사랑)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더불어 현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기록하고 싶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다채로운 캐스팅은 의외의 재미를 제공한다. 톱스타는 아니지만 요즘 한참 주가가 오르고 있는 K.J 아파, 소피아 카슨, 알렉산드라 다다리오 같은 젊은 배우들의 전면배치는 제작 규모로 볼 때 효율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모처럼 출연해 무게감 있는 조연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 데미 무어와 피터 스토메어는 요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이터널스>에서 앙칼진 10대 슈퍼히어로인 스프라이트를 연기했던 리아 맥휴의 평범한 소녀 연기도 비중은 작지만 신선하게 다가온다.

필견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규모와 영민한 기획이 눈에 들어오는 알찬 영화다.

만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

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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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만큼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좋은 소재가 있을까? <락다운 213주>에서도 감염을 우려해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도 대면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남녀의 모습은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코로나19 이전부터도 불치병이나 감염의 두려움은 애틋한 사랑을 부각시키는 데 유용한 도구였다.

1988년 국내에 개봉한 <크리스탈 하트>(1986)는 선천성면역결핍증으로 멸균 유리방 안에서 평생을 살아온 청년이 인기 여가수와 사랑에 빠지면서 파국적 열정에 뛰어든다는 내용의 스페인 영화다. 당시 실화를 소재로 했다고 알려졌는데, 알란 파커 감독의 걸작 뮤지컬 <페임>으로 유명해진 리 커레이가 주연을 맡고 영어대사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지금까지도 미국영화로 기억하는 관객이 많다.

캐나다 태생 감독 스텔라 메기가 연출한 <에브리씽, 에브리씽>(2017)은 중증복합면역결핍증(SCID)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가 옆집에 이사 온 소년과 사랑에 빠지고 위험을 무릅쓴 여행길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다뤘다.

<파이브 피트>(2019)의 남녀주인공은 같은 병을 가진 사람끼리 2m 이하로 접근해서도 접촉도 해선 안 되는 낭포성 섬유증(CF)을 앓고 있다. 설정만으로도 애잔하기 이를 데 없다.

<버블 보이>(2001)는 전작들과 유사한 소재지만 엽기 코미디를 표방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세균에 치명적인 희귀병을 갖고 태어난 지미는 대형풍선 안에서 성장하지만, 흠모하던 옆집 소녀의 약혼 소식을 전해 듣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좌충우돌 모험을 떠난다.

지금은 연기파 중견 배우로 자리매김한 제이크 질렌할의 신인 시절,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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