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와 산재 이후의 삶
<김용균, 김용균들>
권미정, 림보, 희음 지음·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기획
오월의봄·1만7000원
![[신간]김용균, 김용균들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87/1487_71a.jpg)
한해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터에서 죽는다. 위험을 외주화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가 만든 우리 사회의 고질이다. 이 책은 2018년 12월 10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24세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김용균씨의 동료, 유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산재와 산재 이후의 삶을 말한다. 김용균씨의 하청업체 동료 이인구씨는 김씨의 주검을 발견한 후 산재 트라우마를 겪는 산재 생존자이자 피해자다. 30년 넘게 발전소 정규직으로 일했던 그는 정규직 시절 자기 처지에만 관심을 두던 과거를 반성하고, 발전소 민영화를 막지 못해 김씨가 죽었다는 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씨의 주검을 보고 불면과 이명에 시달리는 외상후스트레스를 겪었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기는커녕 마지막에 김씨와 통화했다는 이유로 피의자 취급을 받으며 여러 번 조사를 받아야 했다. 김씨의 주검을 다 수습하기도 전에 사고 나지 않은 쪽의 시설을 가동하라는 회사 지시에 몸서리쳤다고 회상한다. 지인과의 편한 대화도 어려워졌다. 일터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사는 이들과 맞장구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사고현장으로 이어지는 난간도 없는 가파른 철제계단을 내려오면서 ‘현장 전체가 위험으로 빽빽이 들어차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는 또 다른 김용균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한 운동에 투신했다. 여기에 또 다른 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인 이태성씨가 결합한다. 산재로 인한 후배의 죽음이 과실로 기록되는 걸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무기력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다. 이 책은 김용균 산재 사고의 진상을 다각도로 보여주면서 산재 트라우마라는 고통에도 관심을 환기시킨다.
▲운동의 역설
허먼 폰처 지음·김경영 옮김 동녘사이언스·2만5000원
![[신간]김용균, 김용균들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87/1487_71b.jpg)
운동을 많이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건 운동하는 데 쓴 에너지만큼 다른 활동에 쓰는 에너지를 줄이는 몸의 균형 메커니즘 때문이다. 진화인류학자인 저자는 이를 전통적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아프리카 북부 하드자족 사람과 도시민의 신체 활동을 비교해 증명한다.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단단 지음·마티·1만8000원
![[신간]김용균, 김용균들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87/1487_71c.jpg)
서울 방배동에서 만난 고양이 3대(代)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재개발로 동네를 떠나기 전까지 849일간 관찰하며 고양이와 인연을 맺은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을 기록했다. 철거와 신축을 반복하는 도시에서 고양이의 삶터가 겪는 변화를 보여준다.
▲사암 정약용 전기
정해렴 지음·창비·4만원
![[신간]김용균, 김용균들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87/1487_71d.jpg)
실학자 정약용의 일생을 망라한 전기다. 정약용이 자신의 삶을 정리한 <자찬묘지명>과 <사암선생연보>를 중심으로 기술한다. 자식과 형에게 세상사와 학문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제자와 함께 방대한 저서를 저술한 사암의 일생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