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많은 일을 집에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됐다. 집은 아주 오랫동안 ‘주거를 위한 공간’ 정도로 한정됐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집은 단순 거주공간에서 작업과 운동,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됐다. 계속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논의되며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

사진/권도현 기자
사회를 이루는 최소 단위이자 안락한 안식처인 가정과 집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통해 꾸준히 강조돼왔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뜻이다. 테레사 수녀도 “세상의 평화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사랑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개인의 성공, 세계의 평화와 마찬가지로 눈 건강도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집안의 조명 밝기를 관리하면 노안이 오는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다. 독서와 같이 집중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는 특히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공간이 좋고, 전체 조명은 간접 조명이, 부분 조명은 직접 조명이 좋다. 눈이 편안함을 느끼는 간접 조명의 조도는 100~200럭스(lux), 직접 조명의 조도는 400~700럭스 정도다. 반면 조도가 너무 높을 경우 눈이 쉽게 피로하고, 지속될 경우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내 공기의 질에도 신경 써야 한다.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실내 공기는 실외 공기보다 최대 100배 이상 더 오염될 수 있으므로 눈 건강에 위협이 된다. 특히 냉방으로 실내가 밀폐상태가 되면 바깥의 먼지가 안에 들어와 쌓이기 쉽다. 조리할 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오염물질, 애완동물의 털, 진드기 등도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오염물질이 눈에 침투하면 알레르기성 각막염, 결막염 등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질환은 자극성이 심해 가려움증뿐만 아니라 이물감과 통증까지 심하게 나타난다. 가려움증 때문에 손으로 눈을 비비면 결막과 각막에 상처 등이 생기면서 2차적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으로 각막염과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고 악화될 경우 각막 혼탁 등의 합병증과 함께 시력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는 특히 집 안 청소를 깨끗이 하고, 틈틈이 실내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는 정기적으로 세척해 건조한 후 장착한다. 바닥에 쌓여 있는 먼지가 선풍기나 에어컨의 바람을 타고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으므로 집안을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집중하면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들어 눈이 건조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눈을 쉬며 스트레칭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은 눈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해외 연구 사례에 따르면 가벼운 운동을 할 때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뇌의 시각피질이 활성화되면서 시력이 개선된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 강화, 혈액 순환 개선,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망막 역시 미세혈관이 촘촘하게 분포된 기관이므로 녹내장 예방, 황반변성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