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의 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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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의 무거운 직분과 일상

<법관의 일> 송민경 지음·문학동네·1만6500원

[신간]법관의 일 外

법관이라는 직업을 상상할 때, 대부분은 엄격해 보이는 법복과 법모, 법봉으로 대표되는 권위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법정에서 법봉은 권위주의 청산을 위해 1966년 이후 쓰이지 않고 있다. 판사들의 책상에는 법봉 대신 무지막지한 서류 더미와 이를 손쉽게 넘기기 위한 사무용 골무가 놓여 있을 뿐이다. 서울고등법원에서 근무하던 송민경 전 부장판사가 퇴임하며 펴낸 책이다. 무거운 직분과 평범한 일상 사이를 오가는 ‘직업인으로서의 법관’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그는 법을 이해하는 일이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법관이 하는 일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사의 관점, 즉 법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에 잠시나마 동참해보라고 권한다.

▲도시는 다정한 미술관
박상현 지음·세종서적·1만8000원

[신간]법관의 일 外

마네와 피카소부터 현대미술의 거장들까지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이유는 뭘까?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아티스트의 솜씨에서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작품들을 접하면서 눈과 생각을 훈련하면 일상에서 전에는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도 발견할 수 있다. 책은 그림에 관심은 많았지만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준다. 또한 작품에서 보여주진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그 당시 사회 상황과 배경, 작가의 가치관까지 읽을 수 있도록 관점을 제시한다.

▲노동조합은 처음이라
신광균 지음·빨간소금·1만2000원

[신간]법관의 일 外

노동조합의 ‘ㄴ’자도 배워본 적 없는 판교의 한 게임회사 직원의 좌충우돌 노동조합 설립기다. 직접 보고 겪고 느껴보니, 생각과는 아주 달랐던 노동조합에 대한 해명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어른의 시간
줄리 리스콧-헤임스 지음·박선영 옮김 온워드·1만8000원

[신간]법관의 일 外

저자는 스탠퍼드대학교 신입생학부 학장을 지내며 20대 수백명을 만났다. 어른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모도 해주기 힘든, ‘진짜 어른’의 애정 어린 조언도 담았다.

▲책의 정신
강창래 지음·북바이북·2만2000원

[신간]법관의 일 外

고전이라 해서 무조건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고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고전의 기준과 좋은 콘텐츠의 기준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다시금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구경민 기자 sewr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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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