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혐오’의 근본적 원인
<아시아인이라는 이유>정회옥 지음·후마니타스·1만6000원
지난 2년 사이 아시아인 혐오가 급증했다. 아시아인 혐오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미국의 시민단체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2020년 3월~2021년 12월 이 단체에 보고된 아시아인 대상 증오범죄는 모두 1만905건에 이른다. 신체적 위해를 당했다고 신고한 이들의 16.1%는 한국계로 42.8%를 차지한 중국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물리적 폭력 외에도 언어폭력, 따돌림, 욕설, 침뱉기, 직장 내 차별, 서비스 제공 거부 등 여러 형태의 혐오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계기가 됐지만 아시아인 혐오는 사실 오랜 시간 만들어지고, 축적된 관습과 신념의 결과물이다. 대학에서 혐오와 차별의 정치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동양에 대한 서구 중심의 일방적이고도 부정적인 세계관인 오리엔탈리즘이 아시아인 혐오 현상의 중심축을 이룬다고 말한다. 오리엔탈리즘 담론은 흑사병과 콜레라 등 대규모 전염병이 등장할 때마다 되풀이됐다. 개인과 집단의 생물학적 특징을 본질적 요소로 간주해 인종 간에 우열이 존재한다고 믿는 인종주의도 문제다. 인종주의는 열등한 인종은 혐오와 편견의 대상으로 삼아도 된다는 신념으로 이어진다. 1952년까지 귀화법에 백인만 미국 시민권을 가질 수 있다고 명시한 건 법이 차별을 제도화한 사례다. 아시아인 혐오는 같은 아시아인인 우리에게도 존재한다. ‘난민이 일자리를 뺏어간다’, ‘외국인 노동자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며 적대시한다. 미국, 영국, 일본에 사는 한인은 ‘교포’라고 하면서 중국에 사는 한인은 ‘조선족’이라 부른다. 2019년 기준 한국에 사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약 4.9%다. 학계 기준(외국인 비율 5%)으로 보면 한국은 사실상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 저자는 뿌리 깊은 혐오의 고리를 벗어나려면 스스로가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예수, 인간의 얼굴을 한 신
제이 파리니 지음·정찬형 옮김·역사비평사 1만6800원
위대한 성인이자 기독교 세계의 신인 예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도 호기심의 대상이다. 이 책은 성서에 나오지 않거나 나와도 복합적이고 난해한 부분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분량은 짧지만 강한 전달력을 지난 평전으로 예수를 이해하는 입문서 역할을 한다.
▲프랑스혁명사는 논쟁 중
김응종 지음·푸른역사 3만5000원
프랑스 혁명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위대한 실험이었다. 하지만 50만명이 감옥에 갇히고 3만명 이상이 처형된 폭력성 또한 가졌다. 사건과 혁명가를 중심으로 프랑스 혁명의 빛과 그늘을 함께 다루며 혁명의 참모습을 파악하려고 한 책이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김미향 지음·한겨레출판 1만5500원
대도시도 농어촌도 아닌 지방 도시를 택한 이들의 ‘탈서울 체험기’를 담았다. 탈서울한 14명을 수소문해 인터뷰하며, ‘나만의 도시’를 찾는 방법을 정리했다. 제각기 다른 여건의 사람들이 어떤 기준과 과정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찾았는지를 포함해 실용적인 정보를 담았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