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로 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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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지방으로 향할까?

<로컬로 턴!> 우치다 타츠루 지음·박우현 옮김·이숲·1만6000원

[신간]로컬로 턴! 外

최근 일본에선 도시를 떠나 지방에 정착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흐름이다. 일본의 사상가인 우치다 타츠루는 지금의 지방 이주 운동을 자본주의 체제의 민낯을 본 사람들의 ‘망명’ 같은 행동이라고 평가한다. ‘큰물’에서 놀아야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정작 도시에서 소진되고 상처받는다. 기업이 원하는 스펙대로 젊은이들은 획일화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사회는 아이러니하게 활력을 잃는다. 지방 망명을 결심한 이들은 이런 순위 경쟁을 거부하고, 남의 평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자기 가치를 스스로 찾으려 한다. 성장과 효율의 논리가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독기를 피할 공간으로 지방을 택한 이들은 그곳에서 소규모 지역공동체를 꾸려 연대한다. 사실 도시의 삶은 리스크가 크다. 일자리를 잃으면 고립되기 쉽고, 생존이 어렵다. 제로성장에 가까운 시대를 맞이한 지금은 특히 그렇다. 웬만한 건 다 갖추고 사는 성숙한 사회일수록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실업은 고통스럽다. 그래서 성장을 갈구하는 목소리는 더 크다. 성장을 위해 장애인, 해고자 등 일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우위에 선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탈도시로 인간적 성숙을 지향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정상 경제체제를 제안한다. 자연환경을 자산 삼아 생산과 노동, 소비가 선순환하는 삶, 불안한 성장보다 안정적인 현상유지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체제를 말한다. 시장경제가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한 재화와 지역주민의 용역을 서로 교환하고, 자원을 보전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방식이다. 저자는 상부상조의 유대 관계를 회복하고, 환대와 신뢰로 연대하는 소규모 지역공동체의 복원 없이 고령화·고립화·빈곤화에서 탈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이다(윤성희) 지음·브라이트·1만8000원

[신간]로컬로 턴! 外

그림은 사람처럼 노화를 겪고 사고나 재해로 손상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렇게 훼손된 그림을 원래 모습으로 되살리는 미술품 복원사다. 책에서 되살린 건 르네상스 시대 명화의 이야기다. 신에서 인간 중심 사고로 변화한 화가들의 작품과 통찰을 만나볼 수 있다.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이관휘 지음·21세기북스·1만6000원

[신간]로컬로 턴! 外

투자론을 연구하는 경영대 교수인 저자가 주식시장의 기본인 ‘기업지배구조’를 설명한다.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경영자, 주주, 채권자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을 조명한다. 기업에 투자할 때 유용한 판단 기준을 알려준다.

▲애쓰지 않아도
최은영 지음·김세희 그림·마음산책·1만4500원

[신간]로컬로 턴! 外

아동과 동물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짧은 소설집이다. 작가는 폭력을 보는 무심하고 게으른 시선이야말로 폭력적이라고 말한다. 폭력에 둔감해지지 않으려면 부단히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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