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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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위기를 돌아보며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벤저민 카터 헷 지음·이선주 옮김·눌와·1만9800원

[신간]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外

최근 헝가리 총선 압승으로 권위주의 행보를 보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4연임에 성공했다. 러시아의 푸틴 역시 선거를 통해 집권해 20년 넘게 권력을 누리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도 극우 민족주의 등 비민주적 가치를 앞세운 정치인들이 득세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민주적으로 위협받는 시대의 도래다. 벤저민 카터 헷 뉴욕시립대 역사학 교수는 ‘민주주의의 죽음’이라는 원제가 붙은 이 책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힘을 얻는 지금, 히틀러의 집권 과정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치는 1932년 2차례 선거에서 국회 최대 의석을 차지하면서 주요 정치세력으로 부상했다. 제1차 세계대전 패전의 원인을 좌파가 주도한 혁명 탓으로 돌린 민족주의자들의 선전을 수백만명의 독일인이 믿으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이를 지지하는 정치인을 향한 환멸이 커졌다. 전쟁 배상금 부담과 금융위기, 세계 농산물 가격 폭락, 난민위기가 겹치면서 세계화에 대한 분노는 높아졌다.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나치가 부상했지만, 히틀러는 총리가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집권 우파의 협력이 필요했다. 당시 대통령을 비롯해 대부분이 귀족 출신이었던 집권 우파 정치인들은 변변찮은 세관원의 아들이자, 모국어 문법조차 틀리는 히틀러를 충분히 통제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과격한 히틀러의 언행은 총리가 되면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히틀러는 1933년 2월 국회의사당 화재를 빌미로 언론·집회·신체의 자유를 없앴고, 입법권을 정부에 위임하는 수권법을 통과시키며 단번에 권력을 장악했다. 이 책은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어떻게 그렇게 민주주의가 급격히 무너졌는가’라는 의문을 풀어나간다. 그리고 이는 음모론과 비합리성에 치우친 문화, 거대한 반정부 운동과 엘리트의 이기주의가 결합한 결과라고 짚는다.

▲지도 위의 붉은 선
페데리코 람피니 지음·김정하 옮김 갈라파고스·2만7000원

[신간]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外

해외 미군기지와 극우 정당 득표율 지도, 일대일로 등 ‘붉은 선’으로 세계지도를 다시 그린다. 전쟁과 난민, 신냉전, 기후위기 등에서 벗어나려면 이 새로운 지도를 판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정학은 미래의 방향을 알려주는 ‘지성의 지도’라는 것이다.

▲어떤 선택의 재검토
말콤 글래드웰 지음·이영래 옮김 김영사·1만5800원

[신간]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外

미군의 도쿄 대공습을 다룬 역사 논픽션이다. 도쿄 대공습은 전쟁을 빨리 끝내 더 많은 목숨을 살리려는 의도에서 시작됐지만, 하룻밤에 10만명의 사망자를 내는 끔찍한 결말을 낳았다. 윤리적 전쟁은 존재하는지, 왜 이상과 현실은 어긋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일상도시 서울
이용숙, 신영민, 이민영 지음 학고재·1만8000원

[신간]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外

서울의 역대 민선 시정을 일상도시론에 기반을 두고 비교·분석한 첫 비평서다. 일상도시론은 시민이 도시 정책의 발의부터 전방위적으로 참여하는 열린 도시를 지향한다. 세 저자는 도시 행정과 계획, 거버넌스 분야의 연구 성과와 일상도시론의 교집합을 찾는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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