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브, 막이 오른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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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아름다운 슬라브 이야기

<슬라브, 막이 오른다> 김주연 지음·파롤앤·1만7000원

[신간]슬라브, 막이 오른다 外

광활한 평원을 덮은 누런 곡식의 물결, 그리고 그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 자연을 본뜬 우크라이나의 국기와 달리 현재 그 땅에는 피 흘리는 전쟁의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 좀더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있는 동슬라브를 넘어 서·남슬라브까지, 슬라브 문화권의 나라들은 오랜 세월 많은 굴곡을 겪었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자리하다 보니 양쪽에서 수많은 침략을 받았고, 기독교와 이슬람 문화권의 경계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덕분에 국경이 수도 없이 바뀌고, 몇몇 국가는 아예 사라져 버리기도 하며, 수많은 갈등과 내전으로 점철된 역사가 이어졌다.

피와 눈물의 역사를 가졌지만 슬라브는 또한 그 어느 지역보다 이야기와 예술이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수많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와 민족주의 음악가들, 20세기 연극과 영화를 주름잡은 거장 등에서 보듯, 이 지역은 동유럽 문화예술을 찬란하게 꽃피웠다. 연극과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슬라브 지역의 예술, 특히 이야기가 그토록 발달한 이유는 그만큼 잔혹한 역사와 현실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슬라브의 수많은 이야기와 예술작품 속에는 웃음 뒤에 가려진 눈물과 한숨이 한데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책은 슬라브 지역의 역사를 문화예술과 함께 소개한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드보르자크, 스메타나, 무하를 들려주고, 학살의 이야기 속에서도 정치와 예술을 아우르는 거인 하벨의 행보, 체코의 국민 작가 흐라발의 맥줏집을 전한다. 갈등과 분쟁의 역사 속에서 쿠스트리차의 <지하실 사람들>, 안드리치의 <드리나강의 다리>를 이야기한다. 이곳에서 피어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어둠을 밝히고 위로하는 꽃송이처럼 지구 곳곳의 인류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존엄을 지키는 돌봄
사토무라 요시코 지음·최효옥 외 옮김 건강미디어협동조합·1만5000원

[신간]슬라브, 막이 오른다 外

전체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치매환자의 존엄을 위해 필요한 돌봄 지식과 실천방법을 제시한다. 근거를 갖춘 돌봄이 치매를 완화하고, 치매환자의 존엄은 곧 돌보는 이의 존엄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설파한다.

▲사회적 농부
정기석 지음·작은것이아름답다·1만7000원

[신간]슬라브, 막이 오른다 外

한국 농촌의 현실을 들여다보며 해법을 연구해온 저자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농업과 ‘사회적 농부’의 삶을 통해 농업과 농촌공동체의 대안을 찾고자 한 기록이다. 사회적 합의와 지지를 바탕으로 돈 버는 농업보다 생태적 농촌을 일구는 길을 제안한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전주 여행
황윤 지음·책읽는고양이·1만8500원

[신간]슬라브, 막이 오른다 外

전북 전주를 기반으로 후백제를 세운 견훤과 역시 전주에 뿌리를 둔 조선왕조의 이성계를 통해 역사의 현장으로 이끈다. 한옥마을과 경기전 등 한정된 여행 경로를 확장해 옛 전주 지역이었던 전주, 고창, 부안, 남원, 김제, 논산까지 다층적인 전주를 보여준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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