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WCA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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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게이지먼트-앙 가르-애드반스-애드반스-리트리이트 런지-페리…투세·포인트!”

경향신문 1961년 10월 1일자 기사는 당시 국내에 생소하던 펜싱이라는 스포츠를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기사는 이 같은 구령으로 펜싱 선수들의 연습 장면을 묘사하면서 시작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 메이지대학을 거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체대를 졸업한 재일교포 체육지도자 채수인의 시범 강습회 현장이었다. 이날 펜싱을 처음 본 기자는 어릴 적 좋아하던 영화 <삼총사>나 <햄릿>에서 본 불꽃 튀는 접전이 떠올랐다고 했다.

한국YWCA 100주년 기념우표 / 우정사업본부

한국YWCA 100주년 기념우표 / 우정사업본부

국내 펜싱의 역사는 193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유학생들이 이 스포츠를 먼저 접했다. 이후 오랜 시간 남성들만 펜싱을 배웠다. 1960년대가 되자 상황이 조금 달랐던 모양이다. 위 기사에서 기자는 “YWCA에서도 이 스포츠를 보급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 와서는 남·녀 간의 실력차가 점점 단축되어 가고 있는 형편”이라고 썼다.

한국YWCA연합회(이하 한국YWCA)는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고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활동을 끊임없이 펼쳐왔다. 일제강점기인 1922년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로 시작해 농촌계몽 활동에서부터 조혼 및 공창 폐지 운동, 여성의 체육 훈련까지 활동의 흔적이 역사의 기록 곳곳에 남아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여성의 직업개발과 훈련에 더해 환경, 평화통일, 소비자운동 등을 전국적으로 벌였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는 탈핵과 기후 문제 관련 활동도 펼쳐왔다.

올해로 한국YWCA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 25일 한국YWCA 창립 100주년 기념우표 78만장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기념우표에는 과거 세대의 여성과 미래 세대인 청소년이 손을 맞대고 있는 모습과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기도하는 여성의 모습이 담겼다.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서 신청하면 이 기념우표를 구매할 수 있다.

1855년 영국에서 처음 설립된 세계YWCA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100여 나라의 여성들과 연결돼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인권단체로 꼽힌다. 단체 이름 YWCA는 청년(Young)·여성(Women)·기독교(Christian)·회원(Association)의 약자다. 2022년 현재 세계YWCA의 비전은 “2035년까지 1억명의 젊은 여성과 소녀들이 정의롭고 평등하며 폭력과 전쟁이 없는 세상을 위해 권력구조를 변화시키고, 모든 여성을 포용하는 지속가능한 YWCA 운동으로 이끈다”이다. 운동 정책에서 세계YWCA는 “우리는 젊은 여성과 소녀들의 의견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보다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 YWCA는 2020~2021년의 운동정책으로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을 내세웠다. 탈핵생명운동, 성평등운동, 평화·통일운동, 청년·청소년운동에 방점을 뒀다.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이런 결심과 포부도 밝혔다. “앞으로 100년의 여성운동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 고정관념과 편견과 차별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차별과 배제에 맞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겠다.”

<최미랑 뉴콘텐츠팀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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