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로서의 삶
<다채로운 일상> 다채롬 지음·윤정원 감수·돌베개·1만7000원
![[신간]다채로운 일상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68/1468_71a.jpg)
“어떤 사회가 공정과 평등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알아보는 리트머스 시험지는 그 사회가 가장 소외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시민의 권익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정도를 살펴보는 것이다.” 영국 하원 여성·평등위원회의 ‘트랜스젠더 평등’ 보고서에 나온 말이다. 성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인 트랜스젠더는 소외를 넘어 편견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대학 입학을 거부당하는 차별도 겪는다. 보수 기독교계의 표를 의식해서인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여권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면서도 공약에 집어넣지 않았다. 세상이 정한 성별은 딱 2가지. 그 안에 속하지 못한 트랜스젠더는 젠더 디스포리아(성별 위화감)를 겪는다. 원하지 않은 사춘기의 이차성징은 때로 역겹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된다. 여기에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더해지면서 트랜스젠더는 죽음의 유혹을 쉽게 느낀다. 국내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한 성소수자의 절반 가까이가 자살을 시도했다. 트랜스젠더인 이 책의 저자도 죽음의 충동을 느꼈지만 그럴 때마다 ‘죽더라도 (성전환) 수술대 위에서 죽자’는 생각으로 견뎠다. 저자는 아는 만큼 서로 가까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트랜스젠더의 삶을 만화 형식으로 담았다. 트랜스젠더에겐 정보와 공감을 주고, 시스젠더(트랜스젠더가 아닌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을 덜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트랜스젠더 군인 고 변희수 하사를 비롯해 세상을 등진 모든 트랜스젠더를 기리는 마음도 담았다. 출판사 돌베개는 변 하사의 1주기를 맞아 이 책과 함께 영국의 트랜스젠더 숀 페이의 저서 <트랜스젠더 이슈>를 동시에 펴냈다. 한국보다 트랜스젠더가 더 뚜렷한 존재감을 갖지만 가시화된 만큼 전보다 더한 편견과 혐오의 대상이 된 영국의 현재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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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을 위한 없는 나라 지리 이야기
서태동 외 지음·롤러코스터·1만6800원
7명의 지리 교사가 ‘없는 것’이라는 역발상의 틀로 세계를 소개한다. 강과 나무가 없는 나라, 적자나 전쟁이 없는 나라 등 ‘없는 것’이 때론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창이 된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세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고, 공감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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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삼일운동
정병욱 지음·역사비평사·1만7000원
3·1운동 100주년이었던 2019년, 전국에서 열린 기념전시는 모두 ‘엘리트 중심의 전시’였다. 저자는 엘리트 편향이 민중의 주변화를 가져왔다면서 민중의 삶으로 들어가 그들의 눈으로 삼일운동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현장 답사와 사료 분석으로 3·1운동의 주역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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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홉스봄 평전
리처드 J. 에번스 지음·박원용, 이재만 옮김 책과함께·4만3000원
20세기를 대표하는 역사가 에릭 홉스봄은 10대 시절 베를린에서 대공황의 위력을 목격했고, 공산당원이 돼 나치즘에 저항했다. 쿠바에서 체 게바라의 통역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실에 참여해 역사 이해의 지평을 넓힌 거장의 삶을 담았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