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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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 드리운 불행의 그림자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박지우 지음·추수밭·1만7000원

[신간]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外

한국은 선진국을 추종하며, 그들의 사회제도를 모방하려 노력했다. 특히 평등하고 후한 복지 제도를 갖춘 북유럽을 이상적인 모델로 여겼다.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겪는 우리에게 답을 제시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쳤다. 코로나19로 선진국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북유럽도 마찬가지였다. 이주민 차별과 허술한 방역, 미흡한 의료역량의 문제가 드러났다.

저자는 스웨덴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북유럽 모델의 허점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가장 먼저 비효율적인 공공의료 시스템을 지적한다. 한국과 달리 의료쇼핑, 과잉진료의 문제가 없고, 중병으로 수술을 받아도 큰 부담이 없지만 대신 죽지 않을 정도라면 병원 진료를 받기 어렵고, 응급 상황에서도 5~10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노동소득 격차나 학벌에 따른 차별은 거의 없지만 자산 격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일제 근로자 3명 중 1명꼴로 노동소득에 최고소득세율을 적용하지만, 재산세와 상속세를 폐지하는 등 자산의 과세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세금 없이 부를 대물림하면서 “우리끼리는 평등하다, 족벌가문만 빼고”라는 말이 나온다. 불로소득으로 인한 격차는 열심히 일해 자산을 모을 유인을 떨어뜨린다.

스웨덴의 복지국가 모델은 발렌베리그룹 같은 독점기업에 기득권을 보장하는 대신 그들이 제공하는 양질의 일자리로 강력한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공식에 기초한 것인데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기업이 각종 편법으로 세금 납부를 피하면서 시장이 활력을 잃고, 도태되는 기업만 늘었다. 성장과 고용이 둔화하면서 보편복지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이룬다는 계획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진단한다. 우리 조건에 맞는 복지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신간]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外

▲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
박홍순 글·박순찬 그림·비아북·1만7000원

고양이가 화자로 등장해 세계 사상사를 소개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대표 사상가 15명의 핵심 주장을 14장의 그림으로 압축했다. 26년간 만평 작업을 한 박순찬 작가의 그림은 재치 있고, 풍자가 넘친다.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도슨트 투어로 담았다.

[신간]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外

▲노동자의 시간은 저절로 흐르지 않는다
김종진 지음·롤러코스터·1만6000원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에 올라섰고, 공식적으로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최저임금도 많이 올랐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힘들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인 저자가 일터의 고통을 플랫폼 노동과 프리랜서, 청년실업 등 오늘의 노동문제로 들여다본다.

[신간]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外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네이선 로빈슨 지음·안규남 옮김·동녘·2만2000원

금융위기 이후 미국 밀레니얼세대에서 ‘사회주의 붐’이 일고 있다. 저자는 젊은 층이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삼는 이유를 약자의 고통에 냉담한 자본주의의 취약성과 함께 의료보험, 기후위기 대책, 돌봄 등 도덕적·실용적 측면에서 사회주의 해법이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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