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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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스파이더맨 총집합…‘멀티버스’ 열리다

이전 작품들을 실시간으로 체험했고, 추억하는 관객들에게는 종합선물 같은 즐거움이 될 것이다.


제목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Spider-Man: No Way Home)

제작연도 2021

제작국 미국

상영시간 148분

장르 SF, 액션, 모험

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젠데이아 콜먼, 베네딕트 컴버배치, 존 파브로

개봉 2021년 12월 15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소니 픽처스

소니 픽처스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활기를 되찾는가 싶더니 다시 폭증하는 확진자 수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극장가에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을 앞두고 모처럼 예사롭지 않은 술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공개된 첫 티저 예고편은 하루 만에 3억5000만 글로벌 뷰를 기록하며 역대 마블 프로덕션 최고의 화제작으로 기억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 예매가 시작된 지난 7일 오후에는 최근 젊은 관객들이 선호하고 있는 모 특별상영관의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관객들의 기대를 반영해서인지 몇몇 극장은 스크린의 거의 전부를 이 작품의 상영에 분배하고 있어 다양한 작품을 골라볼 수 있다는 멀티플렉스 초기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지탄을 받고 있기도 하다.

모처럼 들뜬 분위기는 소위 ‘페이즈 4’로 분류되는 마블의 최근 신작들이 새로운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던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간만에 친숙한 히어로를 만날 수 있다는 반가움이 의외로 큰 것 같다. 더불어 기획 초기부터 흘러나온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 모두를 관통하는 ‘평행우주’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는 정보는 팬들에게 더 큰 기대를 하게 했다.

세 번째 <스파이더맨> 영화의 세 번째 작품

현장에서 유출됐다는 사진이나 공식적으로 공개된 포스터 속에 과거 작품들과 관련한 이미지들이 담기면서 이런 관측이 단순한 소문이 아니었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스파이더맨의 멀티버스 시도는 2018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통해 이미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주인공이 기존의 피터 파커의 뒤를 잇는 2대 스파이더맨인 흑인소년 마일스 모랄레스라는 것과 실사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이었다는 점에서 다른 계열로 구분하는 것이 대세다.

<스파이더맨> 영화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오해하는 관객들이 많지만 이런 왜곡된 기억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실사판 드라마에 기인한다. 놀랍게도 공식적인 극장판 영화는 요즘 관객들도 친근하게 기억하는 샘 레이미 감독의 2002년작이 처음이었다. 샘 레이미 감독의 3부작, 2012년 리부트된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부작, 그리고 2017년 시작해 이번 작품으로 3번째 속편을 내놓게 된 존 왓츠 감독의 ‘홈(Home)’ 3부작까지 영화판 작품은 총 3대(代)가 전부다.

최근 문화 전반을 지배하는 뉴트로 열풍에 편승해 상업영화에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향수(鄕愁)’는 이 작품에서도 중요한 동기가 되지만 확실히 진일보한 결과물이라 평가할 만하다.

비장한 이별로 준비하는 장대한 서막

이전 작품들을 실시간으로 체험했고, 추억하는 관객들에게는 종합선물 같은 다채롭고 특별한 즐거움이 될 것은 자명하다. 과거 작품의 등장인물들과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삽입장면으로 추억되거나 스치듯 지나가는 찬조출연이 아닌 주역으로 함께 모인다는 자체만으로 대단한 이벤트 아닌가. 언론 시사 중반에 진심 어린 박수와 탄성이 터져나온 흔치 않은 광경은 일반상영관에서도 충분히 목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들에 대한 무한한 헌사와 애정이 넘치는 이 작품은 동시에 과거와의 진정한 결별을 선언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는 큰 그림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뚜렷하게 경계 지어지는 오늘날의 세대나 문화와의 명확한 선 긋기로도 읽혀 처연함을 동반한다.

작품 외적으로도 그리 길지 않은 역사임에도 판권에 관련 우여곡절과 다각도의 계보로 산만했던 <스파이더맨> 영화의 역사가 이번 작품을 통해 하나로 통합돼 정리된다는 점은 큰 의미가 될 것이다. 이후 제작사 입장에선 스파이더맨을 이전보다 더욱 중요한 위치에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MCU와 별개로 스파이더맨과 관련한 악당, 주변 인물들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제작사 ‘소니’는 이를 적극 활용한 SSU(Sony’s Spider-Man Universe)의 확장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서 2편의 연작으로 공개된 <베놈>과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모비우스>도 그중 일부다.

본편 후 2개의 쿠키영상이 있다.

MCU, 멀티버스·평행우주·대체역사


warnerbr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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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블 영화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됐다. 마블 코믹스에서 출간한 만화책을 기반으로 한 영상물들은 1940년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간헐적으로나마 꾸준한 명맥을 이어왔는데, 지금의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로 명명되는 거대한 프랜차이즈 세계관의 시작은 공식적으로 2008년 공개된 <아이언 맨>으로 본다. 이후 매년 2~4편의 작품을 내놓으며 인기와 신뢰를 쌓은 MCU는 불과 13년 만에 전 세계 상업영화의 판도를 바꾸고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실세로 성장했다.

마블 영화는 초기만 해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잘 만든 오락영화의 대명사처럼 각광받았다. 하지만 현재의 작품은 앞서 공개된 기존 작품들과 연계한 개별의 ‘역사’ 안에서 재생산되는 양태가 뚜렷해졌다.

최근 들어서는 OTT 채널의 대세로 봇물이 터진 시리즈 형태의 드라마와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만화책까지 섭렵하지 않으면 온전히 즐길 수 없을 만큼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이러한 경향은 마블이 상호 유사성을 띠는 다차원의 평행우주를 뜻하는 소위 ‘멀티버스(다중 우주·Multiverse)’를 본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더욱 심해졌다. 멀티버스 안에는 평행우주, 대체역사라는 기존의 대중적 가설뿐 아니라 메가버스, 옴니버스, 포켓 디멘션, 사이코스피어, 드림플레인 등 다양한 명칭으로 세세하게 구분되며 확장되고 있다. 시리즈 <로키>나 <완다비전> 등을 통해 꾸준히 조성된 이런 분위기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왓 이프…?>에서 본격적인 대체역사물의 형태로 확인된다. 마블의 라이벌 ‘DC 코믹스’에서 2020년 공개한 애니메이션 <슈퍼맨: 레드 선>도 미국이 아닌 소련에 떨어져 성장한 슈퍼맨을 가정한 이야기로 유사한 형태라 볼 수 있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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