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체외임신·출산 가능하면 애 낳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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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함성은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경제사회를 지배하는 새로운 규칙입니다. 주간경향은 제20대 대통령선거 석달을 앞두고 청년들이 한국사회에 제안하는 ESG프로젝트를 21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청년들의 건강한 제안은 한국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기획은 ESG연구소(소장 안치용), (사)ESG코리아(상임대표 조준호), 감신대 생명과평화연구소(소장 유경동)와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이것들이 부화기라는 것입니다. (중략) 이번 주에 할당된 난자들입니다. 이것은 혈액과 같은 온도로 보관되고 있습니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1932년)에서 ‘인공부화, 조건반사 양육소’ 소장이 학생들에게 인공부화기를 소개하는 장면이다. 인공부화기가 개발되고 체외 임신 및 출산이 가능해진 600년 후(지금으론 500년 후)를 그린 작품이다. <멋진 신세계>는 미래소설 중 디스토피아를 그린 대표작으로 꼽힌다. 여기서 체외임신이 가능해져서 여성이 직접 임신하지 않는 모습에 국한한다면, 이것을 디스토피아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ESG연구소의 ‘ESG국가 청년제안’ 프로젝트팀이 20대 대학생 122명(남녀 동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9명 이상이 ‘멋진 신세계’의 세계관에 동의를 표했다. “시험관 임신 및 출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물었더니 91%가 찬성했다. 남성 92%, 여성 90%로 남녀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물론 이 조사 결과는 공장식 임신ㆍ출산이 아니라 특정 남녀 유전자를 조합하는 현존 가족제도의 존속을 전제한 응답이기에 ‘멋진 신세계’의 세계관과 전적으로 동일한 것은 아니다.

시험관 임신 및 출산을 직접 이용할 의향도 높게 나왔다. “국가에서 ‘수정뿐 아니라 임신 및 출산도 인공적으로 체외에서 하는’ 체외임신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제공해준다면 활용할 의향이 있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5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여성 54%, 남성 62%로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미래에 아이를 가질 의향”에 대해서는 ‘있다’가 55%로 ‘없다’보다 다소 높았지만, 거의 절반 가까이 출산의향이 없다는 사실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아이를 가질 의향은 여성 40%, 남성 70%로 남성이 월등하게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출산의향이 없다’고 답한 여성 중 38%가 체외임신을 국가에서 지원해 주면 활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지금으로선 출산 의향이 없지만, 다른 방식의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체외임신까지 포함하면 여성의 출산의향 비율은 62.8%로 올라가게 된다. 출산의향이 있다고 답한 여성 중에서는 67%가 체외임신을 활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출산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남성 중에서 체외임신을 지원해 준다면 활용하겠다고 한 사람이 62%였다. 현 가부장제 상황을 반영하듯 20대에서도 출산의향은 남성이 여성보다 현저히 높았고, 출산의향이 없는 집단에서 체외임신이라는 새로운 임신ㆍ출산 경로가 생긴다면 아이를 갖겠다는 비율 또한 남성이 상당히 높았다. 체외임신ㆍ출산(18.6%)까지 포함하면 남성의 출산의향 비율은 88.6%로 올라간다. 체외임신을 포함한 전체 출산의향 비율은 75.7%가 된다. 체외임신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출산의향 비율(55%)보다 20.7%p가 상승한 셈이다.

■한국에 닥친 인구절벽, 임신의 부담을 홀로 짊어진 여성

한국 사회는 2020년에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를 보여 인구의 자연감소 시점에 이르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출생아는 전년보다 3만339명 줄어든 27만2,337명으로 이 해 사망자(30만5,100명)보다 3만2,763명 적었다. 이에 따라 인구 자연증가율(인구 1,000명당 자연증가)은 전년보다 0.7명 감소한 0.6명을 기록했다. 40대 초반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낮아지며 2020년은 1970년 인구 통계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는 해외 유입 요인으로 전년(5,177만9203명) 대비 0.1% 증가한 5,182만9,136명으로 집계됐다.

생물학으로나 제도적으로 여전히 임신과 출산은 개인, 그것도 거의 여성의 책임이다. 임신과 출산 과정은 불가피하게 여성의 사회적 위치의 변화와 남녀 불평등 문제를 심화한다.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이 가부장제에 결정적으로 순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겪는 문제들 때문이다.

아이를 낳는 과정은 임시적 기형 상태라고 표현될 만큼 여성의 신체에 많은 변화를 초래한다. 커지는 자궁에 장기가 눌려 통증에 시달리고, 입덧으로 먹고 토하기를 반복한다. 또한 임신한 여성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심한 감정 기복을 보이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며 무기력ㆍ불안ㆍ분노 등의 감정을 경험한다.

두 아이를 낳아 대학까지 보낸 박 모씨(52ㆍ직장인)는 “임신기간에 소화가 잘 안 되고 회복 기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는 점이 힘들었다”고 임신ㆍ출산의 고통을 회상했다. 출산 경험이 있는 다른 여성들도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는 식사에 제약이 따르고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등 생활의 모든 방면에서 조심스럽고 힘들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주의가 확대되며 자신의 신체를 자산으로 여기는 젊은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에 따른 신체적 고통과 변화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희생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여성에게 임신은 사회적인 위치와 역할의 변화를 상징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사회는 출산과 양육에 있어서 여성에게 큰 기대를 한다. 아무리 국가에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이 공동 책임이라고 외쳐도, 생물학적 출산의 연장으로 육아 책임의 화살이 여성에게로 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임신과 출산 과정 동안 여성은 남성에게 감정적으로 의지하거나 경제적으로도 기대며, 어쩔 수 없이 경제활동에서 뒤처지고 사회적 단절을 경험한다.

인공수정 장면 / 픽사베이

인공수정 장면 / 픽사베이

취학 전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 모씨(41ㆍ주부)는 “임신이 경이로운 사건임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이 따라온다”라고 말했다. 출산휴가 등 명목상의 제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경력단절의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 박 씨의 생각이다. 그는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낙태의 위험 때문에 조심해서 일하다가 눈치가 보여 직장을 그만뒀다. 윤 모씨(39ㆍ주부)는 근무 중에 유산한 경험 후 다음에 아이를 가졌을 때는 아예 임신 초기에 직장을 그만두었다.

허 모씨(42ㆍ직장인)는 첫아이를 낳고 어머니가 낮에 아이를 돌봐주어 그나마 일과 육아를 어렵사리 병행할 수 있었지만, 퇴근 후 육아와 가사노동까지 책임져야 해 매일 밤 쓰러지듯 잠들었다고 회고했다. 이렇듯 21세기 여성은 경제활동에도 참여하는 가운데 돌봄과 가사노동의 의무를 짊어진다.

여기에다 여성은 가정을 결속시키며 좋은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는다. 박 모씨(41ㆍ주부)는 “주변을 둘러보면 사회적으로 기대하는좋은 엄마의 역할을 즐기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여성도 많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모습의 어머니상이 존중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기성세대 여성에게 경력단절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었다면, 오늘날의 여성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제활동의 중단을 거부한다. 현경주씨(24ㆍ대학생)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고, 개인적인 생활도 누려야 하는데 임신과 출산으로 1년 이상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정체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두렵다”라며 “아이는 낳고 싶지만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낳게 될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 아이를 낳는 과정이 오롯이 여성 개인의 몫이어야만 할까

인구절벽으로 국가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오늘날의 전례 없는 시대 상황에도 국가는 출산을 개인에게 떠넘겨야만 할까. 국가가 여성에게 자신의 신체를 임신과 출산에서 분리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면 어떤 사회가 만들어질까.

국가가 임신과 출산을 대신해 준다는 발상이 허무맹랑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아이를 낳아주고 키워주는 발상이 나온 지는 수천 년이며, 이상적인 형태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플라톤은 국가가 개인의 결혼과 출산에 개입하면 모든 사람이 가족이 되므로 서로 공경하고 순종하며 우애를 지키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국가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갈등과 분열이 없어질 것이라고 보았다.

플라톤식의 논의가 멋진 신세계 세계상과 다른 것은, 그가 체외임신이라는 비(非) 포유류 생식 방법을 떠올리지 못했기에 생물학이 아닌 제도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점이다.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은 이미 보편화한 기술이며, 인공수정, 인공자궁과 체외 발생을 이용한다면 여성의 신체는 난자의 보급 이외에는 임신과 출산 영역에서 배제된다. 임신과 출산에서 여성은 난자, 남성은 정자를 제공하는, 비교적 평등한 역할 분담이 이뤄지는 셈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 모씨(24ㆍ여성ㆍ대학생)는 “체외임신을 활용한다면,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하혈ㆍ통증이나 갑자기 양수가 터지는 것처럼 몸이 심할 정도로 망가지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고, 경력단절 문제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라고 말했다.

■체외임신의 실현 가능성

그렇다면 일종의 시험관인 인공 자궁으로 체외임신을 하는 것이 실현 가능할까. 국내에서는 현재 난임 부부를 위해서 남성의 정액을 인공적으로 자궁에 넣는 인공수정과 수정을 체외에서 하는 시험관 아기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여성에게 배란 유도 호르몬제를 투여하여 과배란을 유도하고 난소로부터 난자를 채취하여 성숙시킨 뒤 정자로 수정을 시키는 방법이다. 체외임신의 전 과정 중에서 수정은 이미 시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임신에서 출산까지 전 과정을 체외에서 하는 것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다만 인공 자궁 개발에 관한 연구는 존재한다.

[청년이 외친다, ESG 나와라](1)“체외임신·출산 가능하면 애 낳고 싶어요”

한국에서는 조선대학교 병원의 송창훈 교수가 2003년에 인공 자궁ㆍ태반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염소 태아를 이용해 실험하였고, 인공 자궁ㆍ태반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체외순환 회로를 구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염소 태아 35마리 중 15마리가 23시간 이상 인공자궁 태반의 시스템에서 생존하였고, 8마리가 48시간 이상 생존하였다.

인간에게 당장 적용하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인공 자궁ㆍ태반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보완점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미국에서 엠마뉴엘 그린버그는 1954년에 조산아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주고 자궁과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인공 자궁에 관한 특허를 냈다.

코넬대학교의 류흥칭 교수는 2001~2003년 인공 자궁의 필수조직인 자궁내막 조직을 만들어낸 후 쥐 배아를 인공 자궁에 넣어 만삭에 도달하기 직전까지 배아를 성장시키는 데에 성공하였다. 또한 인공 자궁에서 인간 배아를 10일까지 성장시키는 데에 성공하였다.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 병원에서는 2017년에 어느 정도 성장한 양 태아 8마리를 인공 자궁에서 키워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펌프가 없는 산소 공급기 회로를 연결한 시스템을 제작하여 자궁 환경을 재현했다. 이어 임신한 지 100일 정도 된 양의 태아를 인공 자궁에 넣어 4주 동안 성장시켜 정상적인 양 개체를 낳았다.

양들이 인공 자궁에서 성장한 후 일반적인 출생 과정을 거친 양들처럼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서 이 실험의 의의가 있다.

이들은 모두 조산아를 위해 인공자궁을 개발한 연구이지만, 조산아를 키우는 용도 외에 체외임신 전반으로 인공 자궁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면 현존 가족제도를 유지한 채 ‘멋진 신세계’의 인간 재생산 방법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철학과 교수 샌더-스튜어트 모린은 “인공 자궁을 임신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다면, 여성의 몸을 통해서만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넘어서는 현실을 구현하여, 여성의 임신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고 모성의 문화적 의미도 전환될 수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성평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제들

인공 자궁을 활용하여 체외임신과 출산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실제로 해 본 적이 없어서 선결과제가 많다. 우선 인공 자궁이 태아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한데, 양이 아닌 실제 인간을 실험에 활용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23조에 따르면 임신 외의 목적으로 배아를 생성할 수 없고, 29조에 따르면 잔여배아도 발생학적으로 원시선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체외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아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험이 없는 인공 자궁을 개발할 수 있는지가 체외임신에 관건이 된다.

체외임신에는 체외수정이 필수적인데, 체외수정을 위해 수정란을 냉동 보관하고 착상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폐기하는 데서 미출생 생명의 법적 지위에 관한 논란이 생긴다. 복제 배아가 착상 시 인간으로 성장한다는 점에서 태아와 같은 본질로 본다면 인간 생명의 대량 파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 외의 목적으로 배아를 생성하여서는 안 된다는 법률 조항으로 인해, 배아를 인공 자궁 같은 체외임신 연구에 사용하는 것 말고도, 체외임신 자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즉 체외수정뿐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체외임신에 이은 체외출산까지를 광의의 임신으로 정의할 것인지, 아니면 출산까지 포함하는 체외임신을 특정하여 배아를 생성할 수 있도록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또한 인공 자궁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출산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인공 자궁이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체세포 핵 치환 기술을 대신하여, 인간의 장기 생산 공장이 만들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친생자 추정에 관한 민법상의 문제가 생긴다. 민법 제844조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 규정한다. 인공 자궁 기술이 발달하고 체외임신이 가능해진다면, 이 조항만으로는 부모를 확정하는 데에 어려움이 생긴다.

체외임신이 도입되면 친생자 확인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해질 것이다. 아주 원론적인 논의로 체외임신으로 태어난 아이 또한 인간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등 위헌확인(전원재판부 2005헌마346, 2010. 5. 27.)에 따르면, 초기배아의 기본권 주체성 여부에 대해서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에서 모태 속에서 수용될 때 비로소 독립적인 인간으로의 성장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체외임신으로 태어난 아이가 현행법으로는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체외수정을 위해 난자를 채취하는 방식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 난자 채취 과정에서 여성들은 배란촉진 피하주사를 맞아야 하며, 난자를 잘 추출하기 위해 생식선 자극 호르몬 주사도 맞아야 한다. 그리고 긴 바늘을 질, 자궁, 나팔관, 난소의 경로를 따라 넣은 후 바늘로 난자를 흡수하는 시술을 받게 된다. 배란 유도 과정을 위해 투여한 호르몬에 의해 난소 과자극 증후군이 나타나서 복수가 차거나, 폐에 물이 고이고 혈액의 응고가 진행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바늘로 흡수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체외임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체외수정 과정에서의 고통을 줄이고,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 신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선이 시급해진다.

■어떤 가족이 이상적일까?

역사학자 라르스 트래고드가 명명한 스웨덴식 사랑법에 따르면 사랑과 우정의 진정한 관계는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거나, 불평등하거나 권력관계에 서 있지 않은 개인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과연 한국의 가족은 진정한 사랑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의무적인 속박의 관계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설문조사에서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다고 답변한 어느 20대 여성은 “엄마가 아닌 나로 살고 싶어서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익숙하게 느끼는 가족의 역할과 구조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재래의 의무에서 벗어나 개개인을 더 존중하는 새로운 가족을 상상하는 것은 불온한 상상일까. 국가가 책임지는 임신이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성평등 사회를 이루고 인구절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체외임신만이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임신ㆍ출산ㆍ육아를 둘러싼 전반적인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면서 전혀 새로운 활로로 체외임신을 고려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적어도 논의의 시작은 가능할 것이다.

<청년ESG프로젝트팀 장효빈(숙명여대 화학과 4년)·현예린(연세대 지속개발협력학과 4년) ESG연구소 안치용 소장·이윤진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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