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쌀로 전 세계 300만명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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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전 식량 원조받다 이젠 매년 쌀 5만t 제공

세계인구 10명 중 1명이 식량부족을 겪는다. 2015년에 유엔 회원국이 채택한 2030년 지속가능개발 어젠다는 인류와 지구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공동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달성하려는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제로헝거(기아종식)다. 제로헝거는 다른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필요한 근간이다. 아이가 배고프면 단기적으로는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건강이 나빠진다. 장기적으로는 인지 역량과 경제적 가망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굶지 않게 하려는 세계시민의 역할이 필요하다.

우리쌀로 전 세계 300만명을 구한다

제로헝거는 매년 세계기아지수 발표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매년 선정하는 세계기아지수 보고서 주제는 모두 제로헝거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찾아가는 일련의 작업이다. 수년간 세계기아지수에서 다뤘던 다양한 주제는 제로헝거를 다각도에서 바라보며 세계인들이 토론하도록 만들었다. 한국에게도 세계시민의 역할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국가적인 식량난을 체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1964년만 해도 한국은 세계식량농업기구(FAO),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로부터 식량 관련 원조를 받았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 덕분에 한국은 배고픔에서 벗어났다. 2020년에는 WFP 기구 내 11위의 공여국이 됐다.

한국은 2018년 식량원조협약(FAC)에 가입해 매년 쌀 5만t을 4~6개국 식량위기국에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 식량을 지원하는 국가는 예멘, 시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라오스 등이다. 총 5만t으로 한국의 쌀 지원 효과는 전 세계 300만명 이상의 난민과 이주민의 단기 식량문제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전 중인 예멘에 올해 총 1만8000t의 쌀을 지원했다. 쌀 지원국 중 한국이 가장 많이 지원했다. 예멘 타이즈에 사는 아미라씨(주부·36)는 “한국에서 쌀이 왔다는 소문이 많이 났다. 친척을 통해 한국의 쌀을 얻었고, 그걸로 밥을 지었다. 우리가 주로 먹는 쌀과는 다른 맛이었다. 요리법을 터득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배고픈 우리 다섯 아이가 배부르게 먹었다. 아주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1970년대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원조를 받았다(왼쪽). 한국에서 보낸 식량을 원조받은 에티오피아 주민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유엔세계식량계획(WFP)

1970년대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원조를 받았다(왼쪽). 한국에서 보낸 식량을 원조받은 에티오피아 주민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남수단 분쟁 때 탈출해 2016년 우간다 난민촌에 정착한 20대 아칸디씨(여)는 “한국 쌀 덕분에 아이들이 신이 나고, 저도 고향에서처럼 밥을 지을 수 있어 좋아요. 한국 쌀은 저에게 추억과 기쁨을 줍니다”라고 말했다. WFP의 자료에 의하면 우간다는 남수단과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내 최대 난민 수용국가(1400만명)다. 하지만 식량위기로 영유아 29%가 발달 지체 상태이며, 53%도 완전한 지적·신체적 성장발달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쌀 지원이 기아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은 기존 수혜국인 예멘, 케냐, 우간다, 에티오피아 4개국 외에 동남아권 라오스와 지속된 내전으로 인구의 절반이 기아 상황에 처한 시리아에도 쌀을 보낸다. 불과 70여년 전 전쟁으로 초토화됐던 한국이 반세기 만에 식량 공여국이 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유엔의 제로헝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도국에 대한 식량원조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지속·발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미 다큐엔드뉴스 코리아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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