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벽이 몰고 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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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새 벽이 몰고 온 소리

‘쥴리 벽화’ 논란이 있었던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 외벽에 지난 11월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벽화가 등장했다. 왼쪽부터 윤 후보의 장모로 추정되는 여성, 손바닥 왕(王)자, 개와 사과, 전두환 전 대통령 등 4컷의 그림은 그라피티 아티스트 ‘닌볼트’가 그렸다. 낙서는 오랜 문화다. 고대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도 ‘요즘 애들 버릇없다’라는 낙서가 적혀 있을 정도다. 세기 전부터 전해오는 소통의 창구이자 배설구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도 자신을 ‘아트 테러리스트’라고 부를 정도로 낙서는 현실을 풍자할 수 있는 수단의 하나다. 처음 벽화가 등장했을 때와 달리 보수 유튜버들이 달려와 그림을 차량으로 가리진 않았지만, 벽화 등장 며칠 후 건물주는 정치색이 강하다는 이유로 그림을 나무판자로 가렸다. 벽화를 그린 작가 닌볼트는 나무판자 위에 다시 “세상이 예술을 죽였다”라는 항의 문구를 남겼다.

<사진·글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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