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질문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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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류의 오랜 질문에 답하다

<궁극의 질문들>
김낙우 외 지음·이명현 엮음사이언스북스·1만9500원

[신간] 궁극의 질문들 外

인류가 오랫동안 품어온 궁극의 질문들을 과학의 시각에서 다룬다. 인간의 존재 의미와 가치, 미래 전망 등 인류가 오랫동안 고민을 거듭해온 문제들을 과학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과학은 그저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부국강병을 이룩하기 위한 도구로만 인식되는 한계를 넘어 인류의 지적 활동이 벌어지는 최전선에서 과학이 만들어온 성과를 바탕으로 거대한 의문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길을 찾는 시도다.

책은 과학자 19인이 각자 자신의 연구 최전선에서 던지는 질문들이 과거 사제와 철학자, 사상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른바 ‘궁극의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 현장에서 알아낸 과학적 지식이 지식을 보편화·대중화하는 현장 속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그 결과로 인류의 지식 발전과 궁극의 질문 해결을 위해 나아가는 경로를 찾는 데 연결되는 모습을 선명하게 그린다.

우주와 생명, 인간의 기원과 가치 그리고 삶의 의미 같은 좀처럼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들을 여러 각도에서 탄탄한 과학적 근거를 디디고 들여다볼 수 있다.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구성 요소를 찾는 고에너지 물리학자와 우주와 4차원 시공간의 거대 구조를 밝혀내려는 천문학자, 생명의 기원에서 죽음이라는 질병의 치료까지 생명 현상의 비밀을 밝혀내려는 생물학자, 지각 아래 마그마의 꿈틀거림을 연구하는 화산학자와 지구 온난화의 위기 상황을 분석하는 기후학자까지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소개하는 저자들이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모두 20개로 정리된 궁극적 질문은 각기 따로, 그리고 서로 연결되며 우리가 알아내려 하는 답을 찾아가는 여정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러브 노이즈
김태용 지음·민음사·1만4000원

[신간] 궁극의 질문들 外

작가가 ‘음악’을 소재로 쓴 소설로, 5개의 악장으로 이뤄진 악보라 불러도 적절할 만큼 청각과 연동된 서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서로 다른 가청 영역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소리가 달라지는 것처럼 책 속 이야기에서 다루는 사랑의 의미도 서로 다르게 읽힌다.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
이소진 지음·갈라파고스·1만6000원

[신간] 궁극의 질문들 外

대형마트 캐셔 노동자가 돼 함께 일하는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저자는 노동시간이 단축돼도 이들은 오히려 시간을 더 빼앗기는 역설을 발견했다. 더욱 불규칙해진 근무시간과 노동강도가 높아진 상황 탓에 삶의 질은 저하된 것이다.

▲번역의 모험
이희재 지음·교양인·1만6800원

[신간] 궁극의 질문들 外

30여년 동안 번역 현장에 몸담으며 한국어의 개성을 살리는 독창적인 번역론을 모색해온 저자가 원문을 ‘문턱이 낮은 한국어’로 옮기는 법을 다룬다. 독자가 편하고 부드럽게 문장에 담긴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하고 간결한 문장 짓는 원칙을 알려준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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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뒤척인다. 겨우내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머리에 스모그가 낀 듯 무겁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이상기온이 일상이 돼간다. 기후변화의 징후인 3월 중순 눈 쌓인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불길하다.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만큼이나 정치와 사법 시스템 또한 아슬아슬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일만 년간 이어온 기후 안정성과 40여 년이 채 안 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기간으로는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으로 여겨졌던 점은 흡사하다. 이번 겨울 기후환경이든 정치체제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와 정치위기라는 무관해 보이는 두 위기는 사실 그 원인 면에서도 맞닿아 있는데, 효율과 성과가 최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요한 가치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을 배웠지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데 게을렀고, 정치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이해를 구현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성장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