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프리랜서는 프리랜서로 대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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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스타트업은 회사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에 게시할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필요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1건당 ○원으로 콘텐츠 제작이 필요할 때마다 일하는 방식으로 디자이너 B와 계약합니다. 그렇게 1년 넘게 일을 하던 중 디자이너는 개인 사정으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면서 퇴직금과 연차수당 총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합니다. A스타트업은 프리랜서이므로 퇴직금과 연차수당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주최로 10월 13일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에서 혁신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초청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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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처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배민 커넥트, 쿠팡 플렉스, 카카오T, 크몽, 숨고 등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비정규직으로,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 하는데,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 공연에서 단기적으로 섭외한 연주자를 긱(Gig)이라 부른 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긱 이코노미가 일반적인 기업문화로 인식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플랫폼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점차 기업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방식이 보편화하면서 법적인 문제도 종종 발생합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최저임금, 퇴직금, 연차휴가, 4대 보험 등에서 법적 보호를 받으며, 해고도 제한됩니다. 반면 프리랜서는 원칙적으로 이러한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프리랜서를 법에서 정의하는 바는 없으며, 일반적으로 일정한 회사에 전속되지 않고 근무 장소나 시간 등에 있어서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정의를 하는데,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입니다. 법적으로 프리랜서인지 근로자인지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법상 프리랜서인지 근로자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업무수행에 사용자로부터 상당한 지휘, 감독을 받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노동청이나 법원에서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할 때는 형식적인 면(계약서 형태, 사업소득세징수, 4대 보험 미가입 등)보다는 사실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아무리 형식적인 부분에서 프리랜서의 성격을 갖췄더라도 실제 업무수행에서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면 근로자로 판단합니다.

근로자가 아니라 프리랜서로 인정되려면 ①특정한 조직이나 사업장에 전속되지 않아야 하고 ②구체적으로 업무지시를 하지 않아야 하며 ③출퇴근 시간 및 소정 근로일이 특정돼 있지 않아야 하고 ④취업규칙 등 회사 내부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야 합니다.

반대로 ①회사가 정해준 업무 일정표에 따라 정해진 시간 내에 업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②업무수행 과정에서 회사에 상시 보고를 하게 하거나 ③특정 장소에 매일 출근의 의무를 부여하거나 ④근태를 관리하거나, 근태 불량 시 계약을 해지한다고 하는 등 해당 프리랜서들을 마치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처럼 관리하는 경우 근로자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리랜서로 인한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실질에 따라 그에 맞게 계약서를 명확하게 작성하고 실질에 따라 근로자는 근로자로, 프리랜서는 프리랜서로 대우해야 합니다.

<강혜미 스타트업·M&A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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