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처럼 세상을 바꾸는 법
<어서 와, 사회적경제는 처음이지?> 주수원 지음·이상북스·1만5000원
‘사회적경제’란 무엇인가. 언뜻 사회주의 경제가 떠오르며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개념 같기도 하고, ‘마냥 따뜻한’ 이미지가 연상되기도 한다. 협동조합 연구 및 설립에 참여해온 저자는 낯선 사회적경제를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친숙한 소재로 설명한다. 이 책은 ‘구성원 참여를 바탕으로 국가·시장 경계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 사회적경제를 정의한다. 영화 <머니볼>에서 주인공이 오로지 야구 실력을 기준으로 저평가된 선수들을 영입했듯, 사회적경제는 경력보유 여성, 장애인 등 업무상 능력이 저평가된 이들을 주목한다. 이는 단순한 도움 제공이 아니라 편견에 대한 도전이자 사회적 낭비를 줄이는 일이다. 이타적이기도 하지만 이해 역시 고려한 선택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기적이었던 ‘아이언맨’이 ‘어벤져스’를 통해 시너지를 경험했듯 사회적경제의 출발 역시 반드시 대의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제주 여행
황윤 지음·책읽는고양이·1만8900원
몽골이 세운 원나라에 고려가 복속된 후 제주도는 한때 몽골의 자치령으로 운영됐다. 이후 원나라가 무너지자 고려는 제주도에 대한 지배권을 회복하려 했고, 현지화가 된 몽골인들은 이에 크게 저항한다. 고려 공민왕 때 벌어진 ‘목호의 난’ 이야기다. 이 책은 저자가 목호의 난을 주제로 역사소설을 쓰기 위해 제주도의 역사 유적지를 둘러보며 쓴 탐방기다. 실제 책에는 여러 자료를 토대로 쓴 역사소설 ‘갑인의 변’이 수록돼 있다. 제주에 말이 많은 까닭, 돌하르방의 기원 등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지음·문학동네·1만4000원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제주 4·3 사건과 얽힌 서글픈 가족사를 통해 ‘지극하고 간절하지만’ 동시에 ‘고통스러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식물을 따라 걷기로 했다
한수정 지음·현암사·1만5000원
6년간의 고단한 외국생활 끝에 춘천에 자리 잡은 저자가 식물을 그리고 자연을 가까이하며 삶의 기쁨을 찾은 이야기다. 자연을 향한 애정만큼 환경 위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드러난다.
▲세상과 은둔 사이
김대현 지음·오월의봄·1만4000원
서른 살에 이르러 성소수자임을 커밍아웃한 저자가 겪게 된 일들과 느낀 감정을 적은 에세이다. 연구논문, 기사, 단행본 등을 통해 개인의 이야기를 역사·사회적 맥락으로 풀어낸다.
<박혜리 기자 harry3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