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본 세상]노숙인과 공공디자인 ‘어색한 공존’](https://img.khan.co.kr/newsmaker/1438/1438_10.jpg)
장마의 끝자락에도 태양은 뜨거웠다. 요란하게 쏟아지던 소낙비도 뜨거운 아스팔트를 식히기는 역부족이었던 지난 7월 19일 서울역광장의 노숙인은 바닥에 주저앉아 ‘부르르’ 몸을 떨었다. ‘꾸르륵 꾸르륵…’ 비둘기들의 목젖도 떨고 있었다.
익숙한 미래? 공공디자인이 추구하는 가치? 노숙인이 기대고 있던 가로등 기둥에는 정부가 기획한 공공디자인 전시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서울역광장의 공공디자인은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서울역을 떠났다. 광장의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들도 그곳을 떠났다. 과자 부스러기를 다 먹어치운 비둘기들도 날아가 버렸다.
<사진·글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