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外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지도 하나로 바꾼 공동체의 삶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임완수 지음·빨간소금·1만5000원

[신간]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外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북부를 강타했을 때 뉴욕과 뉴저지에선 70%가 넘는 지역이 정전 피해를 입었고, 도로 등 많은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전기가 끊겨 난방기기를 틀 수 없고, 비상용 발전기를 가동할 수 있는 기름조차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쓰러진 나무와 전봇대 때문에 도로가 막혀 주유소조차 기름을 공급받지 못했다. 기름이 있는 주유소도 정전으로 주유 장비를 작동시킬 수 없어 많은 시민은 기름을 구하러 끝없이 방황해야 했다.

혼란을 끝내고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저자는 고등학생들과 함께 주유소마다 전화를 걸어 지도 위에 데이터를 올리기 시작했다. 주민들도 함께 데이터를 모으는 데 힘써 이 온라인 주유소 지도는 곧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연방재난관리국 등 기관에서도 이 정보를 공유했다. ‘커뮤니티매핑’이 재난을 맞은 공동체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커뮤니티매핑은 말 그대로 ‘공동체 지도 만들기’를 뜻한다. 책은 커뮤니티매핑에 관한 최초의 온전한 교과서를 자임하며 커뮤니티매핑의 정의와 작동원리 같은 기본 지식과 함께 위치 기반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공공 데이터 활용 등 깊은 차원의 이야기까지 다룬다. 비과학자인 시민들이 참여하는 과학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공동체 안에서 혁신적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좋은 도구로 커뮤니티매핑을 제안하는 것이다. 평범한 시민의 참여로 세상의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함께’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지리정보 기반 지식을 공유해 집단지성이 공적 가치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내일 날씨, 어떻습니까?
김해동 지음·한티재·1만4000원

[신간]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外

지구 대기 속에서 주어진 기후환경에 지배를 받는 인간은 생존을 넘어 문명의 발전까지 날씨에 의존한다. 책은 기상학이 만들어지고 일기예보가 가능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시대의 흐름을 따라 들려주며 기상과 기후 현상의 원리를 함께 설명한다.

▲시간의 각인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지음·라승도 옮김·곰출판·2만3000원

[신간]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外

러시아의 영화감독이자 영화이론가인 저자가 쓴 대표적 저작으로 세계 영화사의 대표 저술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책이다. 영화에 대한 철학뿐 아니라 저자가 제작한 여러 영화의 제작 비화, 출연 배우와 촬영감독 등 스태프들에 관한 이야기도 담았다.

▲내가 살고 싶은 나라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임현정 옮김·궁리·1만3000원

[신간]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外

20세기 초를 대표하는 여성 운동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페미니즘 유토피아 3부작의 마지막 권인 이 책을 통해 당대 미국과 국제사회의 문제점을 문학적으로 서술한다. 여자들만 사는 나라인 허랜드 출신의 인물들이 당시 사회상에 나타난 문제를 진단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신간바로가기

이미지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