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M&A 표적은 시너지 낼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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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주춤했던 지난해 인수합병(M&A) 거래 시장이 올해는 완전히 회복됐습니다. 2021년 상반기 M&A 거래 규모는 역대 최대로 조사됐습니다. 상반기에는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어피니티의 잡코리아 인수, SSG의 W컨셉 인수, 카카오의 지그재그·타파스·래디시 인수, 네이버의 왓패드 인수,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인수 등 큰 규모의 거래가 많이 진행됐습니다. 특히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스타트업 M&A 규모가 예전보다 많이 커지고 거래 건수도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스타트업을 경쟁적으로 인수해 인상적입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가 7월 14일 손해보험협회가 개최한 청년 창업기업 육성 프로그램 ‘스타트업 둥지’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손해보험협회 제공

한 스타트업 관계자가 7월 14일 손해보험협회가 개최한 청년 창업기업 육성 프로그램 ‘스타트업 둥지’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손해보험협회 제공

대기업은 어떤 스타트업을 인수하는지, 어떤 스타트업이 M&A가 잘될까요? 먼저 대기업이 왜 스타트업을 인수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또는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요즘은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새로운 아이템, 새로운 서비스가 금세 생겼다가 없어지고 변화의 주기가 짧아졌습니다. 대기업은 이러한 속도에 맞춰 신속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스타트업은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빠르게 변화·적응하면서 시장에 진출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 것보다 이미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경쟁력을 확보한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 스타트업을 인수해 시장 진출·사업 확장을 꾀합니다.

핵심기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또는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인수를 많이 합니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으로 능력을 입증한 고급인재가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해 해당 인력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도 주된 목적입니다.

M&A가 잘되는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차별화되는 독창적인 아이템이 있습니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거나 핵심 제품 또는 서비스가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이러한 기술, 제품과 서비스로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초기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해 선점하는 경우 M&A에 유리합니다. 지그재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그재그는 MZ세대인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쇼핑 시장을 선점해 높은 가치로 인수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대기업과의 연계성, 확장성이 있는 스타트업이 인수가 잘됩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현재 사업과 연계성이 있는지, 시너지를 낼 수 아이템과 서비스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대기업이나 VC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단계에서부터 M&A를 미리 계획하고 전략적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로 스타트업도 처음부터 M&A를 염두에 두고 타겟 인수인을 정하고 전략적으로 준비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2021년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M&A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매물로 나온 요기요, 인터파크 등의 거래가 진행될 예정이고, 대기업 중심으로 스타트업 인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리 준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인수되고, 이를 통해 대기업도 스타트업도 함께 성장하길 바랍니다.

강혜미는 대한변호사 협회 인증 스타트업 전문변호사면서 M&A 전문변호사다. 법무법인 별의 대표변호사다.

<강혜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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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역경루
오늘을 생각한다
용산의 역경루
공손찬은 중국 후한 말 북방민족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화북의 군벌이다. 오늘날 베이징 근처 유주를 근거지로 세력을 키웠던 공손찬은 백마의종이라는 막강한 기병대를 중심으로 황건적과 만리장성 넘어 이민족들을 토벌하며 군세를 넓혀갔다.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갖췄으나 성품이 포악했던 공손찬은 폭정을 일삼으며 민심을 크게 잃는다. 왕찬이 기록한 <한말영웅기(漢末英雄記)>에 의하면 공손찬은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이는가 하면 유능한 관료들을 쫓아내고 점쟁이를 측근에 등용하는 등 막장 행각을 벌였다. 하루는 백성들 사이에서 덕망 높았던 관리 유우를 저자에 세워놓고 ‘네가 천자가 될 인물이라면 비가 내릴 것이다’라고 말한 뒤 비가 내리지 않자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분개한 수만의 유주 백성들은 유우의 아들과 합세해 공손찬을 공격했고, 라이벌 원소와 이민족들까지 연합해 공격하니 공손찬은 고립무원에 처한다. 사방이 포위된 공손찬은 기주 역현에 거대한 요새를 짓고 농성에 들어가니 이 요새가 역경성이다. 자신의 남은 전력을 요새 건설에 쏟아부은 공손찬은 “300만석의 양곡을 다 먹고 나면 천하정세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향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