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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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감호소의 ‘특별한 환자들’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차승민 지음·아몬드·1만7000원

[신간]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外

무섭고 애처롭다. 국립법무병원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정신질환으로 범죄를 저지른 환자를 대하면서 갖게 된 마음이다. 저자는 ‘워라밸’을 꿈꾸며 국립법무병원에 온 뒤 상상 이상의 현실을 마주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치료감호형을 수행하는 기관이자 형사 정신감정 기능을 맡은 곳이라 업무량이 살인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곳에서 오히려 없던 사명감을 느끼게 된다. 책에는 강력사건 피의자를 정신감정하면서 갖게 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담았다.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는 목적이다. 정신질환자가 아닌 사람이 감형을 받으려 속이려 할 때 어떻게 알아보는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도 담았다. 범죄자 치료에 세금을 쓰는 이유는 치료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명확히 인식해야 참회와 반성, 처벌이 가능하고 결국 재범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 신순규 지음·판미동·1만4800원

[신간]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外

시각장애인으로 월가에서 27년간 애널리스트로 일해온 저자의 에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느낀 생각을 자기 사랑, 동기 부여, 배려, 열린 마음, 마음의 평안 등의 키워드로 풀어냈다. 의료 분야 채권 애널리스트인 그는 매일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분석하는 숫자가 달러나 유로 등 금융자료가 아니라 살아 있는 감염자와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 있던 사람들의 숫자라는 걸 깨닫고는 삶의 견고함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한다.

▲지구 격동의 이력서, 암석 25 |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김정은 옮김 뿌리와이파리·2만5000원

[신간]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外

응회암부터 빙하표석까지 수십억년에 걸친 지구 변화의 흔적을 담은 주요 암석과 그것을 만들어낸 지질현상을 탐구한다. 암석과 관련한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살피면서 지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준다. 지질학의 발전을 이끈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변이의 축제 | 조앤 러프가든 지음·노태복 옮김 갈라파고스·3만5000원

[신간]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外

동성애와 젠더 트랜지션은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것일까. 책은 이들이 종의 생존을 위협하는 나쁜 돌연변이가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유전자 풀을 유지하는 전략의 하나로 진화를 이끄는 하나의 축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다윈에 의해 폄하된 성적 다양성을 복원하는 새로운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모방과 창조 | 김세직 지음·브라이트·1만8000원

[신간]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外

한국의 장기성장률은 1990년대 초 이후 5년마다 1%포인트씩 하락했다. 저자는 이를 밝히며 모든 정부가 제로성장의 도래를 다음 정부로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를 지속했다고 지적한다. 돌파구로 아이디어 생산 능력이 중요한 창조형 자본주의를 제안하고, 그에 맞는 인적자본 구축을 강조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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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