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폭우나 장마로 습도가 높아지면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도 쉽고, 전염도 빨라진다. 매년 다양한 전염성 안질환이 반복해 발생하므로 장마 전후에는 유행성 각결막염, 급성 출혈성 결막염과 같은 ‘유행성 안질환’ 예방이 필요하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로 인해 일어나는 염증성 안질환이다. 직간접 접촉으로 전염될 수 있으며, 매우 강한 전염력을 갖고 있다. 주요 증상은 충혈, 눈물량 증가, 타는 듯한 통증과 가려움증 등이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눈앞이 흐려지거나 각막염, 시력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통 일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갖고, 2~3주 동안 증상이 진행된다. 안과의사에게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일명 ‘아폴로 눈병’이라고 하는데,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시기에 유행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유행성 각막염 못지않은 전염력을 갖고 있으며,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결막에 출혈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결막부종, 결막하출혈, 눈꺼풀 염증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환자와의 접촉 후 1~2일의 잠복기를 가진 후 발병하며,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경과하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많은 유행성 눈병은 아직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대개 2~3주 만에 치유된다. 안과에서 처방을 받지 않으면 각막염 등의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력이 저하되면 장기간 치료해야 한다. 눈병이 발생했다면 안과에 방문해 소염제와 항생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코로나19나 메르스가 그랬듯이, 전염성이 강한 질환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수영장을 비롯해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 피하며. 외출 전후로 깨끗하게 손을 씻는다. 특히 눈을 비비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세균이 침투하기 쉬운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 착용을 권장한다.
가족 중에 눈병 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직·간접적인 접촉을 피해야 한다. 세면도구와 식기, 수건을 별도로 사용해야 하고, 환자가 사용한 식기와 수건은 반드시 삶아야 한다.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안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