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틔워주는 ‘공공의 과학’
<호흡공동체> 전치형 외 지음·창비·1만7000원
![[신간]호흡공동체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35/1435_73a.jpg)
숨 막히는 세상이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다가올 폭염 때문에, 코로나19가 불러온 마스크 생활 때문에, 연간 수시로 찾아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호흡이 위협받고 있다. 저자들은 이 세가지 숨 막히는 원인이 ‘공기재난’을 불러왔다고 표현한다. 당연한 삶의 배경이던 공기는 공들여 관리해야 할 삶의 조건이 됐다. 책은 한국사회를 ‘호흡공동체’라는 개념으로 바라보며 이 공동체의 삶을 조율하고 회복하기 위한 공공의 과학과 정치를 제안한다. 연구 현장에서 방대한 데이터와 자료를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시민의 실생활 속에서 호흡이 가빠지는 여러 지점을 탐사하며 과학의 눈으로 공기재난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고 대안을 찾는다.
책에서 지향하는 과학은 ‘공공’과 ‘돌봄’의 과학이다. 재난 속에서 공동체의 회복을 북돋고 올바른 정치적 합의의 재료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2019년 봄의 미세먼지 사태부터 출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자가 공기주머니 속으로 도피한 현실까지 날카롭게 짚어내면서, 저자들은 각자도생의 공기기술 대신 지금 여기의 문제에 응답하는 공공의 과학으로서의 ‘현재의 과학’을 가리킨다. 각자도생의 기술은 신선한 공기를 캔에 담거나 공기정화용 가전제품을 활용해 코앞의 공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지만 사실 공기란 각자의 코앞에만 있지 않다. 반면 ‘혼자 쉬는 숨은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공공영역이 적극 개입하고, 과학자와 공무원, 시민이 힘을 모아 공적 지식을 생산하는 과학은 분명 느리고 비싼 과학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런 공공과학을 통해서만 숨 쉬는 모두가 연루된 호흡공동체를 지킬 수 있다는 점도 명백하다.
▲길을 가려거든 길이 되어라 | 김기홍 지음·행복우물·1만8800원
![[신간]호흡공동체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35/1435_73b.jpg)
그리스와 핀란드, 브라질 등 세계 곳곳의 여행지를 누비며 본 풍경과 그곳에서의 기억과 슬픔, 고독을 내면의 눈으로 담아낸 여행 산문집이다. 경제학과 교수이자 여행작가인 저자가 예술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세계의 역사와 예술을 만났다.
▲우주 쓰레기가 온다 | 최은정 지음·갈매나무·1만7000원
![[신간]호흡공동체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35/1435_73c.jpg)
찬란한 우주개발의 역사는 광활한 우주를 쓰레기로 메우는 결과를 가져왔다. 총알보다 7~8배 정도 빠른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돌며 인공위성과 충돌할 위험을 불러일으키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우주감시의 최전선에서 목격한 저자가 상세하게 설명한다.
▲나라가 당신 것이니 | 김경욱 지음·문학동네·1만4800원
![[신간]호흡공동체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35/1435_73d.jpg)
칠순 노인이 된 첩보요원인 주인공에게 생애 마지막 임무가 주어지고, 왕년의 동료들과 함께 시간을 거스르는 기이한 여정에 나서는 내용의 장편소설이다. 지나간 시대의 인물들이 지금의 누추한 현실 탓에 자꾸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