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도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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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도둑질하는 금융 주도 성장

<금융 도둑> 그레이스 블레이클리 지음·안세민 옮김·책세상·1만7000원

[신간]금융 도둑 外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현대 자본주의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서구에도 위기가 비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특히 월스트리트를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자신의 이득만 챙기는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이들이 장악한 금융권력을 다수에게 분산시킬 수 있도록 ‘점령’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금융 주도 성장이라는 신화가 종말을 맞는 듯 보이면서 미국 노동자의 구매력은 4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고, 일자리는 더 불안정해졌다. 10여년이 지나 코로나19 팬데믹을 맞고 있는 지금까지 이때의 위기가 남긴 상흔은 여전히 치유되지 못하고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책은 금융화와 금융위기의 원인과 과정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개선된 세상을 만들어갈 기술과 자원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고 가리키고 있다.

다양한 사례와 스토리를 통해 저자가 지목하는 금융화의 파국적인 전망은 단순히 비유에 그치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사람과 지구를 상대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뽑아내 축적하는 식으로 굴러가는 일면을 보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금융 주도형 성장이라는 모델은 미래를 도둑질하며 바닥까지 뽑아내는 것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전 세대의 빚을 짊어진 젊은이들이 미래를 향한 희망 대신 기본적인 생계만을 위해 일하는 현상 역시 이와 같은 배경에서 나온 셈이다. 과연 지금까지 추앙받던 경제 모델이 무너질지, 아니면 또 다른 동력을 찾아내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게 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므로 역설적으로 새로운 세상의 밑그림을 그려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을 부각하며 제시되는 여러 대안은 함께 고민해볼 주제를 여럿 던진다.

▲이만하면 충분한 삶
헤더 하브릴레스키 지음·신혜연 옮김 샘터사·1만6500원

[신간]금융 도둑 外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독으로 생각하는 위험성은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 실망하고 사회 전체가 분노하며 서로를 비난한다. 삶에 대한 질문을 거듭하면서 저자가 찾은 결론은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자기 회복의 가능성이다.

▲나철 평전
김삼웅 지음·꽃자리·1만8000원

[신간]금융 도둑 外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에 나선 종교계의 여러 선각 중 대종교를 이끈 홍암 나철의 삶을 풀어냈다. 을사오적의 처단을 시도한 비밀결사를 조직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나 무력투쟁의 한축이 된 대종교를 정립한 과정 등을 기록했다.

▲놀면서 시 쓰는 날
김미희 지음·서해문집·1만3000원

[신간]금융 도둑 外

20년째 시를 짓고 가르쳐온 시인의 시 창작 에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시를 쓸 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쉬운 방법들이 무엇인지 알려주면서 시가 일상을 싱싱하고 파릇하게 만들 수 있음을 경쾌한 언어로 표현해 관심을 돋운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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