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L은 본래 피부과에서 자주 쓰이는 레이저다. 특수한 파장을 조사해 기미·잡티를 제거하는 원리다. 요즘은 안구건조증이 심해 안과를 방문하면, IPL을 권유받기도 한다. 이는 IPL이 안구건조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미국 안과의사인 토요스 박사는 어느 날 안구건조증 환자들을 진료하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피부과에 다녀온 사람들이 안 다녀온 사람들보다 안구건조증이 빨리 호전된다는 사실이다. 이 점에 주목해 연구를 시작한 결과 피부과에 다녀온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IPL 레이저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물론이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IPL의 안구건조증 치료 효과를 인증했다.
IPL 레이저 치료는 어떤 안구건조증에 효과가 있을까?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형태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증발성 안구건조증에 효과가 있다. 쉽게 말해 눈물이 빠르게 말라버리는 현상이 있을 때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눈물이 빨리 말라버리는 것은 대부분 우리 눈꺼풀에 존재하는 마이봄샘에 장애가 생겼기 때문이다. 마이봄샘은 우리 눈물의 구성 성분 중의 하나인 기름층(지방층)을 분비하는 곳이다. 이 기름층은 눈물막 바깥쪽에 얇게 코팅돼 눈물이 빨리 마르지 않도록 해준다. 마이봄샘에 막히거나 이상이 생기면 기름층이 잘 분비되지 못하고, 이 때문에 눈물이 빨리 말라버리는 것이다.
IPL 레이저를 눈 주위에 조사하면 순간적으로 피부 온도가 62도까지 올라간다. 물론 눈에 레이저가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환자는 미리 보호대(눈가리개)를 착용한다. 그러면 눈꺼풀 마이봄샘을 막고 있던 굳은 성분이 녹아 빠져나온다. 그리고 혈관을 축소해 마이봄샘의 염증을 완화해준다. 마이봄샘의 기능이 점차 회복되면서 안구건조증도 치료되는 원리다.
IPL 안구건조증 치료는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할까? 의사마다 약간 다를 수 있지만, 한달에 한 번씩 치료를 진행하며 5번, 그러니까 다섯달 이상 받는 것을 권장하는 편이다. 1년 정도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을 경우 93~98% 이상의 환자가 호전을 보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IPL이 모든 안구건조증에 처방되는 것은 아니므로 안과 전문의와의 정확한 상담이 중요하다.
<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