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수선화가 물들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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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11)수선화가 물들인 봄

저 멀리 노란 물결이 보였다. 충남 서산시로 들어가는 길 한쪽의 마을. 그 끝에 너른 수선화밭이 넘실거렸다. 먼 곳에서 보는 수선화 군락은 노란 아지랑이 같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법한 고택 주변은 온통 노란 빛이었다. 수선화 군락은 6600여㎡, 약 2000평에 달한다. 유기방 가옥의 주인인 류기방씨가 20년 전부터 하나하나 심어 가꾸었다고 했다. 군락은 고택 앞에서 시작해 뒷산 언덕을 따라 이어진다.

혼자 시작한 일은 봄마다 장관을 이뤘고, 소문을 듣고 사람이 모여들었다. 덕분에 봄마다 마을은 축제다. 곳곳에 벤치를 만들어 두니 이곳을 찾아온 이들이 여유롭게 봄을 만끽하는 자리가 됐다. 꽃과 꽃 사이로 배추흰나비가 하늘하늘 날아다니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봄날의 시간을 사진으로 남기기 바쁘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전이가 빠르다. 모두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도 자연스레 미소를 띠게 된다.

<글·사진 정태겸 글쓰고 사진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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