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국민 7명 중 1명은 65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을 비롯한 노인성 안질환들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문제는 노인성 안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면서 시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녹내장이다. 시야 손상이 느껴질 정도라면 이미 녹내장 말기라고 봐야 한다. 계속 방치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지므로 예방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과에서는 다양한 검사를 통해 녹내장 유무를 파악하고 있다. 기본적인 시력검사부터 세극등 검사, 안압 검사, 시야 검사, 안저 검사, 시신경 및 망막 검사 등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눈 안쪽을 촬영해 망막과 시신경을 3차원 형태로 볼 수 있는 옵토맵 등과 같은 검사 장비도 등장해 더욱 정확하고 상세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녹내장을 진단할 때 이렇게 다양한 검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녹내장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안압이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손상된다고 설명하지만, 그 이외에 유전(가족력), 고도근시,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도 녹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 대부분은 ‘정상안압 녹내장’이다.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이다. 따라서 안압 측정 이외에도 다양한 검사를 통해 원인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녹내장 검사주기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안과에서는 40대 이상인 경우 1년에 1~2번 정도 안과 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녹내장은 초기에 자각증상이 없고, 이미 손상된 시력은 회복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예방이 곧 최선의 치료법이다.
급성녹내장이 발생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급성녹내장은 안압이 갑자기 높아져 발생하며, 48시간 이내에 응급치료를 받아야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 눈에 통증이 심하게 일어나고, 충혈, 두통, 메스꺼움, 구토감, 시야의 흐려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급성녹내장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