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불천탑’ 운주사의 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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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모습을 많이 잃었어도 운주사의 기운은 신비롭다. 저무는 햇살에 천불산의 골짜기는 따사로운 빛이 가득했다.

옛 모습을 많이 잃었어도 운주사의 기운은 신비롭다. 저무는 햇살에 천불산의 골짜기는 따사로운 빛이 가득했다.

해가 서서히 먼 서쪽 산 능선을 따라 저물어갔다. 어느덧 가을이 절정을 지나 겨울로 향해 가는 길목이었다. 전남 화순은 남쪽에 있는 지역이니 가을이 떠나는 마지막을 볼 수 있으려니 했다.

운주사의 앞에는 늘 ‘천불천탑’이 붙는다. 도선국사의 신묘한 능력으로 천계의 석공들을 부려 지었다는 설화가 있다. 그 하루 사이에 1000기의 석불과 석탑을 만들어 올렸다는 이야기다. 정유재란 때 소실되어 한동안 운주사라는 이름은 구전으로만 전했다. 현재 남은 건 석탑 21기, 석불 93구뿐이다.

대웅전 오른편 봉우리의 와불을 만나러 가는 길. 계단 끝자락에 세워진 두기의 탑이 벌써 마음을 빼앗는다. 너럭바위를 지나 다시 이어지는 계단 끝에 와불이 누웠다. 그 커다란 불상 두기에 마침 노을이 물들어왔다. 와불이 일어나면 세상이 바뀐다고 했던가.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와불은 평온해 보였다.

좋은 날이 올 거다. 희망을 잃지 말고 끊임없이 노력해라. 불상은 말없이, 그리 말하는 듯했다.

<정태겸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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