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체 아른거리면 ‘병적 비문증’ 검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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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눈앞에 하루살이 같은 것이 떠다니는 증상으로 인해 허공에 손을 휘젓기까지 한다. 어느 날은 초파리같이 좀 더 큰 것들이 떠다닌다.

보통은 40~50세 정도가 되면 A씨처럼 눈앞에 점, 하루살이, 실오라기, 먼지 같은 물체가 떠다니는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비문증(날파리증)이라고 한다. 안과에서 진료하다 보면 가장 흔하게 접하는 증상 중 하나다. 갖가지 형태의 물질이 눈앞에 보이고, 어디를 보든 같이 따라오기 때문에 환자들이 많이 불안해하며 찾아온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박영순 안과전문의

비문증은 안구 안에 있는 투명한 조직인 유리체에서 생긴다. 유리체는 90% 정도가 물이고, 나머지는 콜라젠 섬유로 이루어진 탄력 있는 젤리 형태의 물질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유리체는 많은 부분이 액화가 되며 탄력을 잃고 흐물흐물해진다. 이렇게 되면서 유리체 내부가 혼탁해지고 부유물이 생겨나는데, 이것이 눈에 보이게 되는 것이다.

비문증은 치료가 필요한 증상일까?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생리적 비문증’은 따로 치료할 필요가 없다. 대개 일시적인 증상에 불과하며 곧 사라지거나, 자연스럽게 적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증상이 비문증과 함께 나타났다면 안과에서 정밀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번쩍이는 빛이 보인다(광시증), 눈앞에 커튼으로 드리워지는 듯한 증상이 있다(시야 결손), 일시적으로 시력이 감소한다(시력 저하), 눈에 외상이나 염증성 질환이 있다, 두통이 있다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동반되는 ‘병적 비문증’은 유리체 충혈이나 망막박리, 망막시신경염 등의 질환이 있을 때 발생한다. 망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이물질이 유리체 안에 떠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로 시야 장애, 시력 감퇴가 생기기도 한다. 병적 비문증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눈(망막)이 위험하다는 신호이다. 그러므로 신속하게 안과를 방문하여 망막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적 비문증이 확실할 경우, 망막 레이저 치료, 공막 돌륭술, 유리체 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받게 된다. 망막박리가 황반부까지 일어나기 전에 이러한 치료를 받으면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본인이 이러한 증상들을 느꼈다면 이미 심각한 수준까지 진행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본인의 시야에 이상이 생겼다면 즉시 안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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