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독자적으로 움직입니다. 적어도 우리 쪽에서는 10월 3일 집회에 대해 논의된 것은 없습니다.” 이성우 우리공화당 최고위원의 말이다.

클리앙
9월 2일 오후, 한 온라인 집회 포스터가 논란이 됐다. ‘Again 10·3 14:00 자유우파 집결’이라는 제목을 배경으로 지난해 10월 3일 광화문 문재인 대통령 퇴진 집회 사진이 있다. 올해 10월 3일도 대규모 궐기를 하자는 뜻이리라. 논란이 인 것은 이 포스터 하단에 언급한 행동강령쯤의 지침이다. “연단 없는 여행용 캐리어앰프, 팀별로 연사 준비” 그리고 “핸드폰 off.” 휴대폰을 끄자고? 현재의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보수교회와 단체들의 8·15 집회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휴대폰을 끄자는 것은 집회참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역당국의 위치추적을 막겠다는 심산일 것이다.
그런데 이 포스터에는 주최 단체에 대한 언급이 없다. 우리공화당과 함께 지난해 행사를 주도한 중심단체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였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총괄대표다. 그렇다면 이날 퇴원한 전 목사 측이 만든 포스터? 전 목사 측 강연재 변호사는 이날 오후 늦게 “목사님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짤막한 입장을 보내왔다.
단서는 포스터가 퍼진 시점이다. 옥외 집회신고는 통상 720시간, 그러니까 30일 전부터 가능하다. 10월 3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한다면 이날이 집회신고 D데이다. 그러니까 이날 10월 3일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를 한 누군가가 만든 포스터일 가능성이 높다. 종로서 관계자에 따르면 9월 3일 0시를 기준으로 10월 3일 집회신고를 한 단체는 6~7개. 이중 광화문 일대에서 장기집회를 벌이는 단체들을 제외하면 남는 단체는 둘이다.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1천만 국민운동본부’와 자유연대다. ‘1천만 본부’는 앞서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힌 우리공화당이 주도하는 단체다. 결국 남은 것은 하나다. “누군가 감정표현을 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희범 자유연대 공동대표의 말이다. 8·15 문재인 하야 광화문 집회에 대한 탄압과 도덕적 비난에 대한 반감으로 누군가 개인적으로 만든 포스터가 아닌가라는 추정이다. 그는 “좌파 쪽의 분열공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