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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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함으로 이륙해 난센스로 추락하다

제목 오케이 마담 (OK! Madam)

제작연도 2020

제작국 한국

상영시간 100분

장르 액션, 코미디

감독 이철하

출연 엄정화, 박성웅, 이상윤, 배정남, 이선빈 외

개봉일 2020년 8월 12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감독 이철하는 뮤직비디오와 CF 연출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다수의 단편 작업을 거친 뒤 2006년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각색한 김주혁·문근영 주연의 <사랑따윈 필요없어>로 장편 데뷔를 했다. 초기에는 세련된 감각과 영상으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모큐멘터리 유행에 편승한 공포영화 <폐가>(2010), 실화를 소재로 한 사회성 스릴러 <날, 보러와요>(2016) 같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연출을 해왔는데, 사이에는 <안녕?! 오케스트라>(2013) 같은 다큐멘터리도 포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일관된 작가적 고집보다는 시대적 조류를 간파하고 관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모양새다.

재래시장 한편에서 작은 꽈배기 집을 운영하는 미영(엄정화 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주부다. 몽상가적 기질이 다분한 허세작렬 남편 석환(박성웅 분)과 한참 질풍노도의 시기에 진입 중인 투덜이 외동딸 나리(정수빈 분)로 인해 애가 타고 속상할 때도 많지만 가족은 그에게 가장 고귀한 보물이기도 하다. 어느 날 우연히 하와이 여행 당첨권을 손에 넣게 된 미영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이를 중고시장에 내놓아 돈을 벌 생각을 했다가 해외여행에 목을 맨 남편과 딸의 성화에 결국 마음을 바꿔먹는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미영 가족이 탑승한 항공기는 이륙한 뒤 얼마 되지 않아 북한의 공작원들에게 납치되고 하와이행을 꿈꾸던 탑승객들은 졸지에 북한땅에 착륙하게 될 위기에 처한다.

익숙한 틀 안에서 새로움에 도전하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공항이나 여객기가 잠깐씩 등장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사건의 주무대로 비행 중인 여객기 내부를 선택했다는 점은 일단 나름의 재미를 유발하는 부분이다. 제작진은 각고의 노력과 좌절 끝에 결국 할리우드 전문 세트업체와 협업해 실제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비행기 세트를 제작해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촬영의 용이성을 고려한 특수 장비들을 추가하고 액션 장면을 설계해 한정된 공간 안에서 최대한 역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코미디영화인 만큼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면모도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일단 <미쓰 와이프> 이후 5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엄정화가 반갑다. 액션영화인 만큼 촬영 전부터 강화 운동으로 준비를 했다는 후문이다. 위기상황 속에서 본능적 생존력이 발휘되는 강하고 억척스러운 주부 ‘이미영’의 고난도 액션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어두운 폭력조직원부터 소심한 샐러리맨까지 다양한 인물에 도전해온 박성웅은 다소 푼수기 있는 귀엽고 순박한 가장 ‘오석환’을 연기한다. 그가 소화할 수 있는 연기의 스펙트럼이 편견보다 무궁무진함을 다시 한 번 검증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여기에 더해진 각양각색으로 배치된 조연들의 연기도 적잖은 재미를 담당하고 있다. 코미디 영화인지라 대부분의 캐릭터와 배우들이 과장된 연기를 보여줄 수밖에 없는 한계는 있지만 결국 이 영화의 가장 큰 즐거움을 담당하는 요소임은 분명하다.

비행기 납치극 액션의 코미디

평범한 서민의 가족애를 담보로 시작한 코미디가 비행기 납치극이라는 액션 안에서 펼쳐진다는 설정은 충분히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래서 더욱 만만히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을 것이다.

확실히 명석하거나 세련된 느낌의 작품은 아니다. 오락영화로서의 목적을 향해 작정하고 전후좌우 보지 않고 내달리는 영화다. 문제는 전력 질주에만 집중하다 보니 전개상 간과되고 무시되는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균열과 아쉬움이 발생한다.

초반 참신하게 쌓아올린 발칙한 캐릭터와 상황의 가능성은 본격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는 납치극이 벌어지면서부터 가차 없이 조각난다. 사건의 진행은 중구난방으로 흐르고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에는 우연과 억지가 난무한다. 이는 현실성·진실성이라는 말과 대체되는 소위 핍진성(逼眞性)과는 별개의 문제로 보인다. 그보다는 애초 풀어나가기 쉽지 않았을 이야기의 전개를 너무 쉽게 얼버무려 밀고 나간 탓이다. 관습적 위기가 반복되고 상식 밖의 해결이 되풀이된다. 이렇게 수시로 목격되는 허점과 구멍들은 집중도와 재미를 떨어뜨리고 어쩔 수 없이 작품이 가지고 있던 다른 장점들까지 오염시키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결국 코믹 액션영화라는 장르적 한계를 규정하고 판단하는 관객 개개인의 관용 폭이 이 영화를 즐기고 평가하는 데 결정적인 기준이 될 듯싶다.

한때 잘나가던 마담 누님들

최근 환영받고 있는 복고풍의 유행은 빈티지, 레트로, 뉴트로 등의 다양한 단어로 명명되며 문화 전반에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영화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화권을 중심으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멜로영화가 꾸준히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다. 그때를 추억하는 세대라면 <오케이 마담>이라는 제목을 듣는 순간 일련의 영화 군을 당연히 떠올린다.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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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은 이견의 여지 없이 양자경 주연의 <황가사저(皇家師姐)>(1985)인데 한국에서는 영제 중 하나인 <예스 마담>(사진)으로 소개되어 공식 제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홍콩영화 대부분이 그랬듯 국가에 따라 다른 제목을 가지고 있고, 개봉 시기도 자국에서조차 뒤죽박죽인데다 인기에 영합한 아류작들까지 득세하면서 대충 접근했다가는 제대로 된 시리즈의 계보를 완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이후 <땡큐 마담>, <폴리스 마담>, <킬러 마담>, <황가 마담>, <지존 마담>, <프린세스 마담>, <홍콩 마담>, <마담 캅스>, <전갈 마담>, <허리케인 마담>, <사이보그 마담>, <벽력 마담>, <쿵후 마담> 등의 제목을 내건 영화들이 줄줄이 소개되었는데 1990년에는 드디어 한국에서도 임선 감독, 민복기 주연의 <서울 폴리스 마담>이란 제목의 영화까지 등장하기에 이른다.

심지어는 수입 에로영화들조차 ‘마담’ 잔치에 슬쩍 숟가락 올리는 작명에 가담했는데 <엔조이 마담>, <프리티 마담>, <마담 엠마>, <헐리웃 마담>, <베를린 마담 39>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영화계의 ‘마담’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엿볼 수 있는 일면이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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