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산으로 향하고 있다. 한적한 산길에 초록빛으로 어우러진 자연 풍경은 정서적 안정감과 삶의 의욕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산행 중 잠깐의 방심이 낙상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김용상 정형외과 전문의
낙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 부상 중 하나가 발목염좌다. ‘발목을 삐었다’ 또는 ‘발목을 접질렸다’라는 표현이 독자에게는 더 익숙할 것이다. 발목염좌는 의학적 용어로 ‘순간적 외상이나 충격으로 인해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발생하는 질환’을 뜻한다.
발목염좌의 경우 ‘살짝 삐끗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되면 인대가 늘어난 상태로 아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만성 발목불안정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나중에 발의 통증 및 부종뿐 아니라 발목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초기에 인근 정형외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발목염좌 진단을 받았다면 초기에는 ‘PRICE’ 원칙으로 불리는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염좌가 발생한 후 활동을 줄이고, 정도에 따라서는 깁스 등으로 보호(Protection)하고 휴식(Rest)을 취한다. 얼음(Ice)찜질이 필요하며 압박붕대 등을 이용해 압박(Compression)한다. 누워 있을 때 발목을 심장 위로 올려(Elevation) 부종을 줄인다. 이후 발목의 기능을 되돌리는 ‘기능적 재활 훈련’을 시행한다.
만약 만성 발목불안정증까지 진행되었다면 다른 치료법이 적용될 수 있다. 물리치료 및 비골근 강화 운동, 고유수용감각 훈련, 테이핑, 보조기 착용 등 비수술적 치료가 선행되며 기능적 재활 훈련도 병행한다.
그러나 증상이 심각할 경우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관절 내 병변을 확인함과 동시에 치료를 진행하는 ‘관절경적 인대 봉합술’을 주로 시행한다. 0.5~1㎝ 정도의 작은 절개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한데다 합병증의 위험성은 줄고 회복은 앞당겼다. 연골 손상이 동반되었을 때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술’도 시도해볼 수 있다. 발목염좌의 치료 시기를 놓쳐 발목 인대가 느슨하고 불완전하게 회복되면 만성 발목염좌 또는 만성 발목불안정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글·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용상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