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샌들이나 하이힐 등 앞코가 뾰족한 신발을 신고 다니는 여성이 늘고 있다. 이런 형태의 신발이 ‘소건막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까맣게 모른 채 말이다.
앞코가 몰려 있는 신발류를 착용하면 신발 면과 새끼발가락 쪽이 맞닿아 걷는 내내 마찰이 발생한다.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나날이 반복되면 새끼발가락 바깥쪽 부분이 빨갛게 변하고 조금씩 튀어나오게 된다. 이는 소건막류의 초기증상이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
소건막류는 새끼발가락 쪽의 형태가 변형되는 질환이다. 보통 선천적인 형태의 문제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후천적으로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의 발 폭보다 좁은 신발 등을 습관처럼 착용하다 소건막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하는 책상다리도 소건막류에 원인이 될 수 있다. 바닥과 마찰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발견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여성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 소건막류로 내원하는 환자들 중 일부는 초기 증상을 가벼이 여겨 방치한 것이 증상의 원인이 됐다. 만약 소건막류가 이미 진행됐다면 큰 신발 신기, 깔창 깔기 등의 비수술적 요법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오로지 수술적 치료를 통해서만 완치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소건막류의 수술은 여러 방법이 존재한다. 증상 정도를 고려하면서 돌출된 뼈만 제거할 수도 있다. 또한 무지외반증과 마찬가지로 뼈를 돌려 깎아주는 ‘절골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재발 확률이 높아 자주 사용하진 않는다.
최근에는 이러한 재발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수술 방법이 도입됐다. 관절 윗부분에서 새끼발가락 부위를 간단하게 내측으로 밀어줌에 따라 발 폭을 좁혀주는 방식이다. 1~2㎝가량 최소 절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시간도 10~15분 내외로 짧아 환자의 부담이 줄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뒤 새끼발가락 외측에 자리 잡은 핀만 간단히 제거하면 끝이다. 다만 수술을 받은 환자는 한 달가량 특수 신발을 신으며 상태가 호전되길 기다려야 한다.
소건막류의 발병을 막기 위해선 신발을 고를 때 발 폭을 위주로 골라야 한다. 또한 자신의 발 형태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선천적으로 새끼발가락 바깥쪽이 튀어나와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보자.
<글·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