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이 2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고 중족골(엄지발가락과 관절을 이루는 뼈)은 발 안쪽으로 점차 튀어나오는 족부 질환이다. 서서히 진행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변형은 점점 심해진다.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현된다. 통증뿐 아니라 미용적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
대표적인 외적 요인은 엄지발가락에 강한 압박을 주는 볼이 좁은 신발 또는 굽이 높은 신발이다. 내적 요인은 평발, 발의 과운동성(관절 운동 및 관절 이완 범위가 커진 상태) 및 전신적 인대 이완성(관절 움직임을 관절 주위 인대와 힘줄이 잘 잡아주지 못하는 경우), 아킬레스 구축(선천적으로 아킬레스건이 짧은 상태) 등 유전적 요소이다. 특히 무지외반증은 가족력이 있다. 대략 58~88%로 보고되는데, 주로 모계를 통해 유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면 정상적 발의 균형을 어그러뜨리며 발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초래한다.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발 전체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발가락 아래에 굳은살이 생기며 강한 동통이 발생한다. 두 번째 발가락 탈구에 원인이 되기도 하며 다섯 번째 발가락이 튀어나오는 소건막류의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 증상이 심할 경우 중족골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검사와 치료가 필수다.
초기의 무지외반증의 경우 부드럽고 볼이 넓은, 사용자에게 편한 신발을 착용하거나 보조기를 통해 통증의 완화를 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조기나 편한 신발의 사용만으론 현재 진행된 발의 변형을 멈출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변형되는 무지외반증은 거의 수술적 치료를 통해서만 교정될 수 있다. 수술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다양한 수술법이 있지만 결국 변형된 뼈를 교정하는 치료로 이해하면 된다. 단순 연부 조직만 건드리는 수술은 재발 우려가 커 최근에는 지양하고 있다.
무지외반증 변형 정도가 가벼울 경우 심장에서 먼 쪽(몸통에서 더 멀리 떨어진 부분)의 뼈를 교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때에는 상처가 작은 ‘최소 침습적 무지외반증 교정 수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무지외반증의 변형이 중등도 이상일 경우 최소 침습적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변형된 뼈를 교정하기 위해 근위부(몸의 중심에서 가까운 부위) 또는 여러 부분에서 수술을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