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안과의사다 보니 지인들에게서 시력교정 수술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저도 라식을 받을 수 있을까요?” 혹은 “다른 병원에서는 라섹만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에 바로 대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눈은 개인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겉으로만 보면 그 사람의 나이가 몇인지, 어떤 종류의 굴절이상(근시·원시·난시)을 갖고 있는지, 각막의 두께는 어느 정도인지, 다른 질환은 없는지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질문에 대한 좋은 답변은 “안과에 한 번 방문하셔서 검사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이다. 전문 장비를 이용해 사전 검사를 철저히 하고 나면 비로소 그 사람에게 어떠한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예를 들어 어린이들은 한창 시력이 발달하고 있는 시기이므로 레이저를 이용한 시력교정술보다는 드림렌즈를 추천한다. 그리고 20~30대에는 현재의 시력이 계속 유지되므로 라식·라섹·스마일라식·ICL 등 다양한 시력교정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40대부터는 노안과 백내장이 찾아오게 되는데 적절한 시기에 노안·백내장 수술을 통해 교정하는 경우가 많다.
각막의 두께에 따라서도 결정되는 수술이 달라진다. 각막의 두께가 충분할 경우, 라식이나 스마일라식을 고려한다. 비교적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각막의 두께가 너무 얇으면 라식이 불가능하며, 이런 경우에는 라섹이나 ICL이 필요하다. ICL은 눈 안에 렌즈를 삽입해 시력을 교정하는 수술이며 각막을 깎지 않고 그대로 보존한다는 장점이 있다.
백내장이 발병하면 수정체가 혼탁해지기 시작해 젊었을 적에 라식이나 라섹을 받았더라도 시력이 저하된다. 방치할 경우 실명까지 이어지는 질환이므로 적절한 시기에 백내장 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때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경우 백내장을 치료하면서 시력 개선 및 노안 교정 효과를 함께 얻을 수도 있다.
나에게 맞는 시력교정 수술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까운 안과에 방문하는 것이다. 단, 검사를 받기 전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평소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소프트렌즈는 최소 1주, 하드렌즈는 최소 2~3주 전부터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박영순 안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