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관절염의 통증을 단순 ‘접질림’ 정도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발목 퇴행성관절염이 말기까지 진행된 상태인데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병원에 온 경우도 있다. 왜일까? 단순히 삐끗한 상태라 생각하며 자연치유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
최근 심한 발목 통증으로 필자를 찾은 직장인 강모씨(47)가 그렇다. 상대 선수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린 그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집에서 안정을 취하면서 자연치유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증상은 오히려 심해졌고, 두려운 마음에 병원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밀검사를 시행한 결과 연골 손상이 심했고, 퇴행성관절염 소견까지 확인되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강씨의 경우 발목염좌를 방치하다 만성화로 인해 발목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됐다. 주로 외상적 요인에 의해 진행되는 발목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며,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할 경우 발목 형태의 변형까지도 관찰된다.
초·중기 발목관절염의 경우 증상 정도에 따라 약물 및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과 관절경적 줄기세포 치료술 등 간단한 수술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다 닳아 뼈끼리 충돌하게 되는 관절염 말기까지 진전됐다면 다른 치료법이 필요하다. 먼저 발목관절을 구성하는 거골과 경골 및 비골을 하나의 뼈로 유합하는 전통적 치료법인 발목 유합술(족관절 유합술)이 있다. 고식적 수술법인 이 치료법은 발목 인접 관절의 조기 퇴행성 변화에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 발의 유연성이 소실될 수 있다는 점, 불유합 부정정렬 및 부정유합의 합병증 발생 빈도가 높다는 점, 발목관절이 움직이지 않아 불편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 등 치료의 한계가 명확히 존재했다.
이러한 고식적 수술법의 한계와 무릎 및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의 성공적 결과에 힘입은 족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은 점차 발목 유합술을 대체하는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족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은 마모되고 변형되어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자신의 발목관절 대신 ‘인공의 발목관절’을 이식한다. 이를 통해 통증을 개선하고 정상적인 발목 움직임까지 가능하도록 해 안정적 보행을 돕는 장점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글·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