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안압에도 녹내장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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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당신의 안압은 정상이지만, 녹내장이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합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잠시 혼란을 겪을 것이다. 흔히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는 게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녹내장은 안압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이를 환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기도 어려운 질환이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박영순 안과전문의

오늘 이야기할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케이스인 ‘정상안압 녹내장’이다. 쉽게 말해서 안압이 정상 범위(21mmHg 이하)임에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 원인은 시신경이 약한 나머지 정상 범위의 안압에서도 손상을 당하기 때문이다. 안압이 높지 않기 때문에 안압 검사만으로 파악하기 힘들며, 자각 증상도 천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국은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가 매우 많은 나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녹내장 환자는 2017년 기준으로 87만 명 정도다. 그런데 그중에서 77%, 다시 말해 10명 중 7~8명이 정상안압 녹내장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에는 5% 정도가 실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할 경우 시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녹내장은 방치하면 ‘실명질환’이지만, 일찍부터 발견하면 ‘관리질환’이 된다.

그러나 초기에는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자각 증상이 없어서 문제다. 중심 시야까지 잘 보이지 않는 말기가 돼서야 시력에 이상이 있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손상된 시력은 복구가 불가능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도 정밀검사가 꼭 필요하다.

녹내장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있다. 현재 40대 이상이며,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고혈압·당뇨·비만이 있는 분들은 꼭 1년에 1~2번은 안과에서 정밀 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안과에서는 기본적인 시력검사부터 시작해 세극등 검사, 안압 검사, 시야 검사, 안저 검사, 시신경 및 망막 검사 등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별도의 준비 없이 눈 안쪽을 촬영해서 망막과 시신경을 3차원 형태로 볼 수 있는 검사 장비들도 등장했다. 특히 예방은 중·장년층의 눈 건강을 지킬 때 가장 필요한 자세다. 정밀 검진을 통해 각종 안질환을 일찍 발견할수록, 건강한 눈을 오래오래 유지할 수 있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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