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높아지고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일수록 반드시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강한 자외선은 백내장과 노안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건강한 눈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자외선 차단이 잘 되는 선글라스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 챙이 넓은 모자도 자외선 차단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자외선이 눈의 노화 속도를 앞당긴다는 연구는 학계에서 꾸준히 발표되는 주제다. 눈 속 수정체의 노화가 빨라지면 백내장이 찾아오고, 모양체 근육의 노화가 빨라지면 노안이 온다. 망막에 침투할 경우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처럼 자외선 노출은 다양한 안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차단이 최선이다.
그렇다면 선글라스는 언제까지 쓰면 될까? 안과의사로서 선글라스는 1년 내내 착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사람의 눈에 들어오는 자외선의 양은 365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외선 차단을 생각한다면 계절과 관계없이 꾸준히 쓰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이렇듯 선글라스는 패션 아이템이면서 눈 건강 아이템이므로, 좋은 제품을 착용해 멋과 건강을 모두 챙기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어떤 선글라스가 자외선을 잘 차단할까? 짙은 색의 렌즈가 자외선을 많이 차단할 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자외선 코팅은 투명하기 때문이다. 옅은 색의 선글라스일지라도 자외선 코팅이 잘 되어 있다면 자외선을 99% 이상 차단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UV400’ 인증 마크를 받았으므로 구매 전에 꼭 확인하길 바란다.
렌즈 색은 어떤 것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앞서 설명했듯이 색이나 농도는 자외선 차단과 관계가 없으므로, 용도에 맞춰 알맞은 색상으로 고르면 된다. 낚시나 골프 등의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녹색·보라색 렌즈가 좋다. 눈에 피로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에게는 갈색 렌즈가 좋으며, 어디서든 무난한 색상은 회색이다.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 코팅은 스크래치에 약하기 때문에 수명은 1~2년 정도다. 선글라스를 2년 이상 사용했다면 자외선 차단율이 어느 정도 떨어졌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자외선 차단율은 안경원에서도 측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자면 외출할 때는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선글라스·보안경 등을 착용해 최대한 미세먼지와 접촉을 막아야 한다.
<박영순 안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