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말이 살짝 무색한 것 같다. 코로나19로 대다수 국민이 실내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났고, 초여름 더위가 시작되면서 낮 기온이 30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내 공기 오염’에 주의해야 한다.

글·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공기 오염은 단순히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사망의 원인도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년 800만 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에서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430만 명에 달한다. 또 실내 오염물질이 폐에 전달될 확률은 바깥에 있는 경우보다 1000배나 높다고 한다.
깨끗하지 않은 실내 공기가 이렇게까지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실내가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먼지도 많지만, 음식을 조리할 때도 각종 먼지와 화학물질이 계속해서 발생한다. 애완동물의 털·진드기·벌레 등도 대표적인 오염물질이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문과 창문을 꼭꼭 닫아두므로 오염물질이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그 순간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게 되면 각종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집 안에 가득 떠다닌다.
이러한 오염물질이 몸에 침투하면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눈 역시 마찬가지다. 눈에 오염물질이 침투하면 세균성 결막염·알레르기성 결막염·각막염 등이 발생한다. 심한 간지러움·이물감·통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 손으로 눈을 비비는 것은 피해야 한다. 결막과 각막에 상처가 생겨 2차 안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조기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각막 혼탁 시력 장애가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날씨가 더워질수록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기회가 될 때마다 실내를 환기하도록 하자. 냉난방 장비의 관리 역시 중요하다. 겨우내 먼지와 곰팡이가 쌓인 에어컨 필터는 따로 분리해 깨끗하게 세척·건조한 후 사용하도록 한다. 필터가 너무 심하게 오염됐다면, 가족 모두의 건강을 위해 과감하게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좋겠다.
각결막염을 비롯하여 눈에 질환이 발생했다면, 신속히 안과를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좀 더 빠르고 안전하게 눈을 회복할 수 있다.
<글·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