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짝 춤 가나 청년들 근황 “코로나로 일거리는 끊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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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인사인데 왜 브금(BGM·배경음악)이 들리는 것 같지?” 영상을 본 누리꾼의 평이다. 하얀 정장 차림의 흑인 남성들이 코로나19와 싸우는 전 세계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는 영상이다.

코로나19 창궐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관짝 춤 밈 / 유튜브 캡처

코로나19 창궐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관짝 춤 밈 / 유튜브 캡처

이 남성들은 아프리카 가나의 나나 오타프리자 상조회 대표와 직원이다. 앞에 앉아 발언하는 사람은 이 회사의 대표인 벤자민 아이두. 환청은 아니다. 실제 이들이 5월 5일 회사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원본 영상을 보면 문제의 브금이 끝부분에 살짝 나온다. 이들의 장의사 관짝 춤에 유로일렉트릭 곡 <Astronomia>을 결합한 밈(meme)이 처음 나온 건 지난 2월 무렵. 뭔가 위험한 도전을 하는 인터넷 바이럴 영상이 갑자기 끊기면서 이들의 댄스가 나오는 식이었다. 그러니까 이들은 코믹 ‘저승사자’ 밈 정도로 소비됐고,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이 인터넷 밈도 대폭발했다.

“STAY AT HOME OR DANCE WITH US.” 브라질에서 나온 코로나19 공익 캠페인 광고다. 의역하자면 “집에 머무르지 않으면 골로 간다” 정도? 광고 배경엔 선글라스를 쓴 이 상조회사 직원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서 있다. 페루 경찰들도 이들의 관짝 춤 퍼포먼스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한 캠페인성 단편영화엔 주인공이 자가 격리 방침을 어기려 할 때마다 관짝 춤의 BGM이 환청처럼 스멀스멀 흘러나온다. 그런데 이들의 인터뷰를 보면 인터넷에 퍼진 비디오로 막상 번 돈은 없는 듯하다. 인터넷 밈의 원본 영상은 2017년 BBC가 제작한 이들의 다큐멘터리 중 한 토막이다. 그들의 사진을 사용한 브라질에서도 공익광고 주인공들에게 초상권 사용 대가를 주지 않은 모양이다. 5월 4일 BBC가 공개한 대표의 후일담 인터뷰를 보면 가나에서도 코로나19가 창궐한 뒤 장의사 일거리가 끊겼다. 최근 한 푼도 벌지 못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 아이두 대표는 “비디오로 돈은 못 벌었지만 브랜드를 만들었고, 앞으로 그걸로 돈을 벌 것”이라며 “코로나19 국면이 지나면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 중국으로부터 업무협약 요청이 들어왔다고. 참고로 가나에서 이들을 부르려면 기본요금은 800세디(약 16만9840원)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사업 번창하시길.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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