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부부의 세계>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화제작 <SKY 캐슬>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SKY 캐슬>이‘사교육의 민낯’이란 충격적 화두를 던졌다면 <부부의 세계>는 불륜으로 파경을 맞은 부부의 민낯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아직 드라마 초반이긴 하나, <부부의 세계>는 <SKY 캐슬>처럼 다각적으로 웰메이드 드라마의 기본 요건을 충실히 장착하고 있는 작품이다.

JTBC <부부의 세계>
우선 배우 김희애의 연기력을‘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뿜어내는 정적이며 치명적인 특유의 분위기는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스토리도 촘촘하다. 원작이 존재하는 리메이크작이지만 국내 정서에 맞춘 설정의 각색은 디테일을 더한다. 긴장감 넘치는 신의 구성, 절묘한 편집이 돋보이는 모완일 감독의 연출이 더해지면서 <부부의 세계>는 웰메이드 삼박자를 맞춰가고 있다.
<부부의 세계>는 첫 회 시청률 6.26%로 시작해 2회에는 10%(닐슨코리아 기준)로 두 배 가까운 상승폭을 보였다. 드라마 커뮤니티는 물론 주시청층으로 판단할 수 있는 주부맘카페 게시판에서 언급하는 빈도수, 즉‘디지털 입소문’을 엿보아도 향후 더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대할 수 있겠다.
재미도 재미지만 드라마의 화제성을 불러일으킨 데에는 JTBC의‘재방송 편성 정책’이 한몫하기도 했다. <SKY 캐슬> 때도 주효했던 방식이다.
금토극 <부부의 세계>는 본방송이 끝난 직후 JTBC와 JTBC2 채널을 통해 같은 회차를 총 4회 재방송한다. 일요일에도 그 주 두 회차를 각각 네 번씩 재방송한다.
주말인 지난 3월 30일 월요일 편성에서도 <부부의 세계>는 JTBC2·드라맥스·SKY 등에서 1, 2회 합쳐 총 20회 방송됐다. 3월 31일 화요일도 마찬가지다. 결국 시청자들에게 일주일 내내 하루 여덟 번에서 열 번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6회까지 19금으로 파격 설정된 <부부의 세계>는 낮 시간대 재방송에서는 노출이나 자극적인 장면을 편집해 15세 등급으로 낮추는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다채널, 다수 편성 정책의 연쇄반응은 생각보다 강하다. 방송이 될 때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드라마의 제목이 올랐고, 호기심이 생긴 시청자들은 언제든 재방송으로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어 새로운 시청자 유입이 용이했다. 재방송 시청률마저 4%대로 낮지 않은 수치를 유지했다. 이렇다보니 평일 내내 대중의 대화 속에는 <부부의 세계>가 회자되고 또 회자된다. 이는 다음 방송분인 3회‘본방사수’에 대한 시청자들의 연대를 강화하는 효과로 작용한다. <부부의 세계>의 향후 시청률을 높게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다.
<부부의 세계>는 드라마적 흥행 요소, 그리고 방송사의 전략적인‘재방송 정책’이 절묘하게 만나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곧 JTBC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인 <SKY 캐슬> 23.8%를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진 스포츠경향 기자 88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