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스포츠계에도 코로나 지원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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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세상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국내 스포츠계도 휘청거립니다. 프로농구와 배구가 시즌을 조기 종료했습니다. 두 종목은 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봄에 끝납니다. 한해 농사를 짓다가 그만둔 셈이죠. 프로야구와 축구는 시즌 개막일조차 정하지 못했습니다. 봄에 예정된 남녀 프로골프 대회도 모두 취소됐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스포츠가 전면 중단되면서 관련 산업이 치명상을 입고 있다./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스포츠가 전면 중단되면서 관련 산업이 치명상을 입고 있다./연합뉴스

선수단·경기 단체·구단도 답답하지만 프로스포츠를 지탱하는 데 기여해온 ‘보통’ 사람들의 앞길은 더욱 막막합니다. 치어리더와 안전 요원은 일자리를 잃었고, 청소 인력도 일거리가 없습니다. 이들은 외주업체가 대부분입니다. 매점 운영자는 경기장 폐쇄와 함께 가게 문을 닫은 지 오래입니다.

아마추어·생활 스포츠계, 민간 산업계도 괴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거의 모든 대회가 취소됐습니다. 이벤트 대행업체, 인쇄물·기념품 제작업체, 인력업체, 장비대여업체들은 한숨만 토해냅니다. 스피닝·요가·댄스 생활체육 강사들도 처지가 막막합니다. 이들은 1인 사업자, 즉 프리랜서라 도움받을 길은 더 없습니다.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와 방과 후 스포츠 클럽 강사도 사실상 실직 상태입니다.

정부는 최근 다중 이용 시설을 대상으로 4월 초까지 운영을 제한하라고 강력하게 권고했습니다. 따라서 체육도장·체력단련장·무도장·무도학원은 사실상 영업하지 못합니다. 이번에 권고를 받은 민간 체육시설업자는 2만5000개 안팎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하는 민간 체육시설업자 5만8000개 중 43%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권고 대상에서 제외된 당구장(2만2000개), 골프연습장(1만 개)도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2018년 기준 국내 스포츠산업 연 매출 규모는 78조원입니다. 이를 책임진 10만 개 기업 중 95%가 종업원 10인 미만의 ‘영세업자’입니다. 적잖은 영세업자들은 벌써 직원 정리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임시로 문을 닫은 곳도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로 경영난을 겪는 항공과 해운업계를 위해 각종 시설 사용료와 임대료, 항공기 정유료를 감면 또는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8개 공항에 입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임대료 전액을 면제했습니다. 관광업계에 대해선 무담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 규모를 500억원으로 확대했습니다. 공연 취소로 어려움을 겪는 기초공연예술 소극장(200곳)과 공연제작자(160개 단체)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습니다.

공연·예술·관광은 이렇게 촘촘하게 챙기는 데 비해 스포츠계 지원은 미약합니다. 그나마 있는 거라고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내놓은 200억원 규모의 특별자금 융자(금리 1.5%)입니다. 저금리 시대 융자 상품인데 700개가 넘는 업체가 몰렸습니다. 지원이 절실하다는 뜻일 겁니다. 정부와 공단이 내놓은 또 다른 대책은 공단 산하, 지자체 산하 공공시설 또는 공공 단체를 위한 게 대부분입니다.

정부에 권고합니다. 전반기 스포츠 행사가 취소돼 ‘묶인’ 체육 예산과 기금을 스포츠계에 배분해주세요. 그 돈은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무조건 스포츠 쪽에 갈 돈입니다. 더불어 세금 감면, 임대료 지원, 탄력적 융자 방안도 내놓아주세요. 민간 스포츠계 종사자도 우리 국민입니다.

<김세훈 스포츠산업팀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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