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언론단체, 신천지의 유착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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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우리가 먼저 광화문에 뛰어나가야 합니다. 저들이 촛불을 들고 있을 때….” 한 지역 매체의 워크숍 중계영상은 거기서 갑자기 끝난다. 임상수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국가안보전략단 단장의 말이다. 이 워크숍은 2017년 7월 13일 경북 안동에서 열렸다. 19대 대선 직후다.

2017년 7월 경북 안동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가안보전략단 지도부 워크숍에서 국용호 부단장(오른쪽)이 한국당 관계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유튜브 캡처

2017년 7월 경북 안동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가안보전략단 지도부 워크숍에서 국용호 부단장(오른쪽)이 한국당 관계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4일 한 언론단체 사무총장과 국가안보전략단의 관계가 주목을 받았다. 국용호 전국기자협회 사무총장(56)이다. 전국기자협회? 대부분의 언론사 기자들이 속해 있는 한국기자협회가 아니다. 그는 동시에 이 국가안보전략단 부단장이라는 직책도 갖고 있다. 정작 주목받는 것은 누리꾼이 발견한 국 총장의 주 직책. 바로 신천지 장로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이다. 그러니까 언론단체와 자유한국당, 신천지 ‘커넥션’의 중심인물이라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소속이 아니다. 임명장 같은 것도 받은 적 없다. 한국당에 내가 당원인지 물어보라.” 3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기자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국 사무총장의 말이다. 발대식과 행사에 한 번 참여했을 뿐, 그 후 한국당과 특별한 관계는 없다는 것이다. “나는 신천지라고 항상 떳떳이 밝혀왔어요. 평소 교류하던 지인 중에 성락교회 장로님이 있는데 한번은 한국당 쪽에서 무슨 행사를 하니 가자는 겁니다. ‘내가 거기를 왜 가느냐, 당에 들어가는 거냐’고 하니 당은 아니고 국가안보와 나라의 전망을 논하는 자리래. 그래서 간 것인데….” 그는 민주당 쪽 행사도 많이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2009년 노무현·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는 시민상주 역할도 했다고 한다. 기성교회 장로였던 그는 2010년 이만희 총회장의 ‘말씀’을 접하고 감화받아 그 뒤 정치에는 발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내친김에 그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전국기자협회에 대해서도 물었다. ‘홈페이지엔 언제 창립했다는 연혁도 없던데.’

“아마 2013~2014년쯤이었을 겁니다. 이름은 내가 지은 것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이 갖고 있다가 내가 신문방송기자협회 사무총장을 하다가 그만두니 ‘이거 써먹으십시오’라고 해서 2016년부터 맡아왔고….” 국 총장 관련 보도를 보면 영등포당구연맹 회장 등 다채로운 직함을 갖고 있던데? “내가 이 동네에서 40년째 산 사람입니다. 뭔 짓을 안 해봤겠어요. 구의원 선거에도 나가보고….” 물론 당선된 적은 없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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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